소금의 용처
히말라야에 갔어
카트만두를 거쳤지
암염을 캤어, 소금을 만들었지
하얀 모노리스에 팍팍 뿌렸더니
쓰레기 청소하기 힘드네, 설날인데.
히말라야 소금 맛을 보았지
짠 맛은 있어도 분홍이야
쓴 맛은 전혀 없어요
요리에 쓰기 아깝군요, 이런 고급 소금.
프랑스에 다녀왔어, 조문하러
118세 수녀님이 가셨거든
하느님 왜 절 잊으셨나요, 하고
기도하시던 분인데 드디어 소원 성취.
그러니까 상문살을 쫓아주세요.
내 몸도, 아이 몸도, 옷장도, 냉장고도
소금을 뿌려요, 팍팍,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뿌리니 염전이 따로 없네.
귀신도, 액운도 소독되는 거 맞죠?
설마, 이러다가 절여지는 걸까요?
젓갈처럼, 배추처럼, 급기야 적장의
모가지처럼? 그대 이름은 NaCl,
염화나트륨, 참 용하기 그지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