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월동






아침 바람 찬 바람이 훅!

거침없는 外侵처럼 교과서에서 집안으로 쳐들어오고 

잿빛 하늘에 흙빛 토기의 빗살무늬처럼 삐치는 것은 

비도 눈도 아닌 진눈깨비, 지하인의 역사였군요.

 

아, 이렇게 추워질 줄이야, 엊그제만 해도 멀쩡하던 

우리 학교 개망초의 운명이야 뻔하죠, 뭐.

개망초야, 네가 필멸의 존재임을 명심하고, 그리고

아빠도 그러셔야 할 거예요. 아빠를 사랑하지만,

아빠랑 얘기하면 두족류의 촉수처럼 화가 뻗쳐요.

아빠는 노동불능과 대화불능의 탈을 쓴 얼어 죽을 개망초예요.


실은 이럴 줄 알고서 간밤에 주문해둔 생굴을 끓는 물에 풍덩!

굴 국과 갓 쪄낸 조갯살을 듬뿍 먹은 아이는 또 하루살이 준비를 합니다.  

오늘의 음식이 내일의 나

매일매일 배불리 먹기에 우리는 오늘의 영하가 두렵지 않습니다.


드라세나 산데리아나 빅토리아는 모두 거실로 들어가고

홀로 이슬 맞고 겨울 나는 남천 나무의 인즉,

눈발이 날린다 살아야겠다, 햇빛과 물은 조금만 주셔도 

됩니다, 저는 겨울눈도 없거든요. 

(2022. 12. 03.)



  

Dracaena Sanderiana Victoria 


초5-2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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