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동그람과 지구의 무심함
동글동글 아이의 뒤통수
자꾸만 집적거리고 싶어
태양을 도는 지구 같거든
위성이 행성을 돌고
행성이 별을 도는 건
착한 일도 못된 일도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옳은 일도 틀린 일도 아닌,
그저 그런, 자연의 일일 뿐,
어제 빛나던 별이 오늘 죽는 것도
그저 그런, 자연의 일일 뿐이야
아이의 뒤통수도 동글동글
해도 달도 지구도 동글동글
그리고 어쩜 저리도 무심할까!
나의 혈관에 활자와 숫자가 흐르고
뇌 주름 속을 기호가 헤집고 다니는 것도
역시 그저 그런, 거룩한 자연의 루틴일 뿐.
*
김상욱 교수의 강의 영상 참고. 제대로 읽은 책은 <떨림과 울림>뿐이지만, 강의를 자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