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 너무 한낮의 삶
어제의 작약은 소담한 희망
오늘의 작약은 너무 한낮의 삶
내일의 작약은 대참사다, 미련이 없거든요, 하나도 부럽지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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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는 구슬처럼 동글동글 진홍색 작은 얼굴이었답니다
오늘은 부끄럽지만 꽃망울을 터뜨려 보았어요
둥근 겉꽃잎 믿고 속꽃잎을 피웠더니
속내가 너무 활짝 드러나, 아, 음란스러워라!
가뜩이나 붉은 얼굴 더 붉어졌지 뭐예요
그래서 내일이 되자마자 적자색 꽃잎을 떨어뜨렸지요
동그란 제 몸 속에 바늘 꽃잎이 이렇게 수두룩하게 꽂혀 있는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는 알아서 꽃잎이 툭툭 빠지네요
이번 생이 너무 풍만했기에 다음 생은 없어도 된다는 듯
우수수, 뭉텅뭉텅 한 옴큼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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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뭘 자꾸 하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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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 공중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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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도 하순으로 가는 지금, 작약도 끝물이다. 올 봄여름 실컷 보았다!


보다시피 대참사다.

치우는 동안에도 떨어져 쌓인다.

레드참이나 진분홍 작약보다 향기가 훨씬 진하고 꽃잎이 조금 얇은 것 같은 하얀 작약도 대참사는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