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의 기원

 

 

 

두툼하고 큼직한 제주 은갈치 세 토막을 해동했다

몰래 녹은 뱃살을 가르는 칼집 사이로 4-5센티 알집이 나왔다 

마지막 토막에서 나온 알집은 10센티는 족히 될 법했고 

위 아래 싹둑 잘린 흔적이 야멸찼다, 토막이 통째로 알배기

 

나 역시 포유동물의 암컷으로서 배꼽과 그 주변을 가득 채울 만큼, 그래서 제대로 걷지도 못할 만큼 큼직한 새끼를 밴 적이 있는데, 나의 곧추선 몸통과 새끼의 동그랗게 만 몸통을 위 아래로 싹둑 잘라 급속냉동하여 완속해동한다고 생각하니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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