薔薇, 얼어붙다

 

 

 

 

 

12월 엄동설한, 도무지

무슨 생각으로 피려고 했을까요? 

장미의 가냘픈 절규로 청신경을 씻어낸다

앙상한 가지가 철제 울타리를 가로지르고

이파리는 초록의 흔적만 간신히 간직한 채  

오직 장미꽃 한 송이만 야멸차게 빨갛다

 

12월 여수 밤바다, 도무지

무슨 생각으로 태어났을까요?

부엌은 후끈하고 곰솥은 뜨겁고 나는

홍합의 들끓는 절규로 또 청신경을 씻어낸다 

양식 홍합은 날카로운 입을 쩍쩍 벌리며

부글부글 분노의 싯누런 거품을 토해낸다 

 

장미의 凍死란 서글픈 死의 가능성

얼어죽은 것이 아니라 얼어붙어 박제된 것 

얼어붙음이 완료되기 직전 몰랑함의 감각

마지막 숨이 멎기 직전 생의 감각

살아 있음의 마지막 감각

그건 어떤 것인지 장미에게 물어보고 싶다 

 

 

 

*

 


 

 

https://360tv.ru/news/obschestvo/23-fevralya-v-lyubercah-vozlozhili-cvety-k-pamyatniku-voinu-osvoboditelyu-48131/

 

 

https://stihi.ru/2013/02/01/10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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