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에는 외국어를

 

 

 

 

 

아이가 반항하는 건 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호르몬의 명령이지

思春期란 애벌레 나비의 탈바꿈 같은 것, 놀라지 말고, 아이야   

그럴 때는 외국어를 배우렴 낯선 말을 익히다 보면 금방 청년기

청춘이 너를 기다린다 사랑도 하고 일도 하고 늙어도 가야지

 

어른이 반항하는 것도 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역시, 호르몬의 명령

반항은 반향에 가깝고 눈 멀고 귀 멀고 침도 목도 마르다, 어른아

그럴 때도 외국어를 배우렴 시간도 넘치는데 더 열심히 배우렴 

낯선 말을 씹다 보면 更年期도 끝, 경로당에 가야지 죽기도 해야지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생굴처럼, 멍게처럼 뭉텅뭉텅 빠져나오는 핏덩어리를 느끼며 초경 월경 폐경, 이국소녀의 이름 '패경옥'을 닮은 세 낱말을 떠올렸고 그 속에 공히 들어 있는 '經'을 곱씹으며 죽는 날까지, 적어도 마지막 月經의 그날까지 외국어를 공부하겠노라고 다짐한다

 

 

 

*

 

 

 

 

 

 

 

 

 

 

 

 

 

직접 읽은 건 아니고 '갱년기에는 외국어를'이라는 말이 인용된 것을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