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를 못 먹는 이유
아빠, 퇴원하셨어요?
그래, 아빠 멀쩡하다, 지금은 시장이다
우아! 아빠, 근데요?
근데 와?
아빠 옛날에 외갓집에 누에 있잖아요?
니 어릴 때 우리 집에서도 많이 했다
(중략)
아빠 그 누에고치는 그럼 다 어디로 가요?
그거 다 푹 삶은다 아이가
세상에!
그렇다, 그것이 바로 내가 번데기를 못 먹는 이유였다
이 하찮은 사실을 11차 항암을 끝낸 일흔세살 아빠를 통해 마흔 여섯 딸이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