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시 써요
수국을 보면 수국 담은 시가 생각나요
밤하늘을 보면 별 헤는 밤이 떠올라요
그래서 저도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소설가에게, 번역가에게, 인문학자에게 시란
솎아냈음에도 여전히 빽빽한 봉선화 화분에
겁없이 꽃을 피운 버섯 몇 송이 같아요
나도 엄연히 삶이란 말이에요, 라고 말하지만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시들고 말지요
그래서
저, 시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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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의 표제작(너무 좋아!)뿐만 아니라 다른 시에도 수국이 자주 등장한다. 한 번도 좋아한 적이 없는 꽃인데, 이 시집 덕분에 수국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내가 아는 수국은 주로 연분홍(연보라)색인데 요즘 우리 동네는 아주 연두색(?) 수국이 자주 보인다.
제주에 혼자 살면서 매일 한 편씩 시를 썼다나, 대단하다. 나도 위인전(인물전) 읽는 초등생처럼 다짐해본다. 실은 대학 시절의 꿈-계획이기도 했던바^^;
매년 (저서든 번역서든) 한 권씩은 쓴다(낸다)!^^;
겸사겸사, 쓰는 건 내 몫이지만 내는 건 그렇지가 않다. 넓은 의미의 사회성이 얼마나 중요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