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나쁜 수면

 

 

 

 

 

덕분에 잘 잤습니다

 

간밤에는 딱 다섯 번만 깼습니다

그때마다 찔끔 오줌을 쌌습니다

다행히, 변기에다

 

마지막 꿈이 상영될 때 

2007년에 덕유산 흙이 된 할머니가 등장했습니다

정확히, 할머니와 통화하는 아빠가 등장했지요

 

"구야, 이 망할 놈아, 엄마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엄마 보러 안 오나?"

"엄마, 지금 가요, 지금!"

 

전화기 너머 할머니의 목소리는 생전처럼 괄괄하고 우렁찼으며

48년생 아빠는 호랑이 앞에 생쥐처럼 찍찍거리고 계속 절절

매는 것이 처자식 두고 가기가 무서운, 아쉬운 것 같았습니다만 -

 

暗轉 -

 

덕분에 잘 잤습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 먹을 생각에 마음이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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