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통의 맛
내 배 속 장기 맛이 궁금해
순대 옆 내장을 탐구해보았다
간은 쌉사름하고 텁텁하면서도
고소하다, 아무래도 돼지간 맛
위장은 쫄깃쫄깃 귀엽고 은근한 것이
오소리감투, 라는 낱말에 부합하는 맛
허파는 구멍 숭숭, 물컹물컹, 흐물흐물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 애매한 맛인데,
사람 허파는 왜 폐라고 하죠?
심장은 염통이라는 말에 부합하도록
뻑뻑, 뻣뻣, 아주 더러운 맛인데,
이 엽기적인 걸 왜 먹죠?
그냥 그것도 내장이니까요, 콩팥과 자궁과 귓불보다는 먹을 만한 이름이니까요
허파처럼 바람도 들고 양심처럼 털도 날 것 같은 이름이거든요, 염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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