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대략 30x20cm 화면에 스물 얼굴과 이름이 뜬다
다음 화면에도 하양 검정 얼굴과 이름이 뜬다
우주는 떨림이다, 인간은 울림이다
존재는 세계의 떨림에 울림으로 답한다
존재는 접촉을 꿈꾼다
접촉에 오류는 불가피하다
*
쉰 남짓 얼굴과 이름이 휙휙휙 -
마지막, 화면 속에 홀로 푹 빠져 있는 나 -
내 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나가기',
화면이 꺼지자 내 얼굴이 그립다
6월 4일 목요일 10시
마지막 접속을 끝내며
내 얼굴에 보내는 마지막 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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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욱, <떨림과 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