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분식과 두꺼비 닷컴

 

 

1.

 

어, 혹시 <평화분식> 사장님 아니세요? 택시는 부업?

아, 저를 알아보시다니, 그게 아니라 -

 

 

2.

 

10년 전 우리 동네 <두꺼비 분식>. 욕쟁이 할머니는 욕만큼이나 떡볶이가 찰졌다. 여기에 어묵과 순대, 끝! 튀김은 안 하냐고 물었다가 욕쟁이 할머니한테 욕 침만 잔뜩 맞았다.

 

<두꺼비 분식> 맞은편에 <평화분식>이 생겼다. 떡볶이, 어묵, 순대, 아, 튀김! 심지어 라면과 우동까지! 3년 뒤 <평화분식> 옆에 <평화삼겹살>이 생겼다.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3년 뒤 <평화분식>도, <평화삼겹살>도 문을 닫았다.

<두꺼비 분식>은 여전히 떡볶이, 어묵, 순대를 팔았다. 그사이 떡볶이의 종류가 찬란해졌다. 카레떡볶이, 자장떡볶이,아, 피자떡볶이! 그냥 떡볶이에는 쪽파 송송 당근 톡톡까지! 그럼에도 여전히 튀김은 없었다.

 

3.

 

그게 아니라 -

송파에서 떡볶이와 삼겹살이 잘 팔리니까 

강남에다 인형뽑기 집을 차렸는데 쫄딱 망했어 -

학생, 아직 젊으니 아저씨 말 잘 들어.

사람은 잘 나갈 때 겸손할 줄 알아야 해.

 

이런 말씀을 하시는 전 평화 사장님이 

그런데, 정녕 평안해 보였다.

 

4.

 

두꺼비 분식의 메뉴는 내일도 떡볶이, 어묵, 순대. 하지만 이름은 두꺼비닷컴. 살풋 더 늙은 욕쟁이 할머니, 여전히 떡볶이 양념처럼 빨간 티셔츠를 좋아하신다. 튀김은 여전히 없다. 여전히 부조리한 편견이다. 순대와 간과 위장은 먹지만 징그럽다는 이유로 허파와 심장만은 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 편견은 원래 부조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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