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의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117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은 맹숭해요. 에스카르빌과 샤부도는 아무리 좋게 말해도 이쁜 강아지가 아닌데다가, 특출나게 재미난 주인공도 아니에요. 비록 샤부도는 정확한 걸 좋아하고, 에스카르빌은 공중곡예까지 할 수 있다고 해두요. 단봉낙타의 반전도 저로선 그냥 그랬어요.

하지만 말이죠. 이 책 덕분에 딸아이랑 한동안 의자만으로도 신나게 놀겠네요. 의자 밑에 들어가 숨바꼭질도 하고, 개썰매, 불자동차, 구급차, 경주용 자동차, 헬리콥터, 비행기, 요트 등 탈것놀이도 하고, 책상이나 계산대 삼아 가게 놀이도 할 수 있구요. 다만, 의자 등받이에 올라가는 건 위험하니 말려야 해요. 서커스는 더더구나 따라하면 안 되죠. 엄마 입장에선 낙타 말대로 의자는 앉는 용도로만 쓰고 싶지만, 애들이 어디 말을 듣나요? 그저 너무 위험하지 않게 놀기만 바래야죠. 너무 우당탕거릴 땐 어쩔 수 없이 소리도 지르고요. "이제 그만! 의자 부서지겠다!"

뭐 그래도 가끔은 장난감을 사주기보다 이렇게 소품을 이용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를 하는 것도 좋겠죠. 이불 한 채만 있어도 유령의 성도, 잠자는 숲도, 하와이의 해먹도,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아마존의 정글에도 놀러갈 수 있잖아요. 청소기가 미장원 파마기계도 되고, 대포도 되고, 미끄럼틀도 되고, 보아 뱀도 되는 것처럼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