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가 달아준 듯한 플라스틱 카네이션을 다신 할머니a가 내 앞에 섰길래 자리를 양보하려 했다. 극구 사양하시길래 좀 무안하지만 다시 앉았다. 그러다 할머니a보다는 좀 젊은 듯한 할머니b가 타시길래 다시 자리 양보를 하려고 일어서는데 할머니a가 내 어깨를 짚으며 못 일어나게 막으시는 거다. 난감했다.
그러다 마침 내 옆자리가 비어 할머니a가 앉게 되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할머니b에게 자리를 양보한 뒤 좀 떨어져 서 있었다. 몇 정거장 뒤 할머니a 옆에 자리가 났는데 이 분이 엎드려 눕다시피하며 그 자리를 사수하면서 나를 부르시는 거다. 민망하게도 결국 그 옆에 앉았는데 이때부터 할머니a의 폭풍 잔소리.

지금 이 나라에 노인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일일이 양보하면 내도록 자리에 못 앉아. 노인들도 힘이 역사급으로 많은 사람이 태반이야. 자기 실속은 자기가 챙기고 살아야지. 등등.

하하. 자리 양보했다고 혼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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