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성을 가기로 마음먹고 지도를 찾아보자 수원천을 따라가다 황구지천을 따라 마저 걸으면 될 듯 했다. 못골시장까지 버스를 타고 간 뒤 수원천을 따라 남쪽으로 걸어내려갔다. 그런데 아뿔사. 점점 천변이 외져진다 싶었더니 군부대에 가로막혀 버렸다. 
조만간 부대가 이전한다 하니 부대가 없어진 뒤 다시 도전해 보리라 마음 먹고 세류역에서 세마역까지는 지하철로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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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탔다가 서동탄 가는 걸로 잘못 타서 시간을 좀 허비했다. 시간은 이르지만 점심을 일찌감치 먹고 독산성에 오르자 싶었고, 가는 길도 묻자 싶어 눈에 보이는 중국집에 들어갔다. 매운 홍짜장이 기대보다 맛있었다. 수원에도 있는 체인점이니 다음에는 홍탕수육을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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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짜장 점원이 가르쳐준 길은 반대방향이었다. 한참을 헤매다 간신히 독산성 입구를 찾았다. 차가 쌔앵 다니는 국도를 한참이나 걸어야 했는데 도보로 찾기 어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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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성 오르는 길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옛길인 삼남길의 일부이다. 하긴 그러하니 임진왜란때 한양을 코앞에 두고 6개월의 격전을 치뤘을 터. 다만 산문입구에서 남문까지의 길은 마지막 500미터 남기고 그냥 찻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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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적사에 들어서자마자 화장실 옆에 경기도 삼남길 스탬프 찍는 곳이 있다. 참새가 어찌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랴. 앞으로 스탬프 완성한다고 삼남길을 찾아다닐까봐 조금 두렵다.
날이 너무 더워 보적사에 찻집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했는데 있는 건 미지근한 약수터뿐. 아이들은 실망하여 복부처의 배를 만지며 까페 만들어 달라는 소원을 빌었다. ^^;; 
결국 찻집 대신 오산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명당 벤치에 앉아 집에서 내려온 더치커피를 마시며 한참동안 발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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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적사 바로 위가 세마대다. 현재는 울창한 나무에 가려져 있지만 6개월의 격전을 치르는 동안 헐벗은 산마루 위에서 말씻는 시늉을 했다면 저 아래 평야지대에 진을 친 왜군은 깜빡 속았을 수도 있었겠다. 일제시대때 임진왜란때의 원한을 잊지 못한 일본인들에 의해 폐허가 됐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누각 하나가 재건되어 있고 활쏘기 과녁이 2개 설치되어 있어 옛 연병장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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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에 비해 북문은 암문 마냥 외지다. 무엇보다 논을 끼고 굽이 흐르는 황구지천이 내려다보여 더 옛정취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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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차로로 올라오는 길이 이상하다 했더니 서문으로 통하는 길이 진짜 등산로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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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내려오는 길 역시 세마대주차장을 지나자 도로 찻길이다. 뙤약볕 밑에선 산길보다 시멘트길 걷는 게 훨씬 힘들다. 마치 희망을 찾듯 독산성 전통찻집 900미터, 600미터, 300미터 팻말을 의지하여 걸었다. 
찻집은 기대 이상으로 인테리어도 이쁘고, 그릇도 고아하고, 흑임자빙수도 맛있었다. 특히 빙수는 직접 농사지은 것으로 만든다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지리산 스님에게 받아왔다는 야생국화차 역시 향과 맛이 남달랐다. 
주인장은 직접 배운 도예와 천연염색과 한지공예 솜씨로 참 정성스레 찻집을 가꾸셨다. 소여물통으로 만든 장식장도 예사 안목이 아니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찻집에서 나와 또 다시 차로를 따라 한참을 걸으니 독산성세마대산문과 다시 만난다. 결국 이래 걸으나 저래 걸으나 찻길 걷는 건 똑같은 셈이다. 세마역에서 독산성까지 산책코스가 조성되면 좋겠다.
2015년 0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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