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에서 내려오는 길 역시 세마대주차장을 지나자 도로 찻길이다. 뙤약볕 밑에선 산길보다 시멘트길 걷는 게 훨씬 힘들다. 마치 희망을 찾듯 독산성 전통찻집 900미터, 600미터, 300미터 팻말을 의지하여 걸었다.
찻집은 기대 이상으로 인테리어도 이쁘고, 그릇도 고아하고, 흑임자빙수도 맛있었다. 특히 빙수는 직접 농사지은 것으로 만든다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지리산 스님에게 받아왔다는 야생국화차 역시 향과 맛이 남달랐다.
주인장은 직접 배운 도예와 천연염색과 한지공예 솜씨로 참 정성스레 찻집을 가꾸셨다. 소여물통으로 만든 장식장도 예사 안목이 아니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찻집에서 나와 또 다시 차로를 따라 한참을 걸으니 독산성세마대산문과 다시 만난다. 결국 이래 걸으나 저래 걸으나 찻길 걷는 건 똑같은 셈이다. 세마역에서 독산성까지 산책코스가 조성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