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주 > 헤깝다와 게갑다

 

헤깝다/게갑다


“가볍다”라는 뜻을 지닌 경상도 방언은 “헤깝다”와 “게갑다”가 있다(더 있을지도 모른다).

두 낱말은 표준어로는 “가볍다”로 동일하게 바꿀 수 있겠지만, 경상도 사람들은 이 둘을 사용할 때 약간의 의미차이를 두고 사용한다. 둘의 무게를 따진다면 <헤깝다>가 <게갑다>에 비해 더 가벼울 때 쓰는 말이다.


       예: 등산화가 고급으로 아무리 게갑게 잘 만들어 졌다고 해도 어디 고무신에 비기겠나?

             나는 이 고무신이 헤깝해서 더 좋더라.


무게차이 뿐 아니라, 사용하는 방법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게갑다>는 추상 명사에도 쓸 수 있지만 <헤깝다>그렇지 못하다.


     예 :  용서를 구하고 나오는 발걸음은 하늘이라도 날아갈 듯 게가웠다. (O)

            빚을 다 갚고 나니 마음이 헤깝했다. (X)


이렇듯 사투리는 보호,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헤깝다, 게갑다를 <가볍다>라는 아무 맛도 없는 표준어로 바꾸면 우리말의 폭도 그만큼 줄어들고, 특히 문학에 있어서 지방색을 살린 구수하고도 감칠맛 나는 탯말이 없다면 글맛은 또 얼마나 싱거울 것인가.

/050906ㅂㅊㅁ

 

참고 : 제가 다루는 말은 경상도 방언 중에서 대구지방탯말입니다.

아직 결정을 내린 건 아닌데, 내년 즈음에 <고전시가>이나 <방언론> 둘 중의 하나로 뭘 작성하려고 이것저것 뒤비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잘 될랑가 모르겠지만 같이 나눌 수 있는 건 여기 올릴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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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7 2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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