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뇌
캐서린 엘리슨 지음, 정지현 옮김 / 나무수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기자가 쓴 책이라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그만큼 쉽고 곁가지 내용이 풍부하다. 임신과 출산, 양육의 경험을 통해 뇌는 에스트로겐과 코르티졸과 옥시토신의 분비체계가 달라지고, 이를 통해 여성의 뇌는 사춘기 이후 가장 격렬한 뇌 가소성을 경험하게 되고, 첫째 애를 낳았을 때 학습되고 진화한 뇌는 둘째를 낳았을 때 반복학습으로 배가되며 안정화된다 - 첫째를 낳았을 때와 둘째를 낳았을 때는 변화가 있지만, 셋째 이상부터는 큰 변화가 없다. 즉 감상적이고 우울하고 건망증이 심한 마미브레인 신드롬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변화한 여성의 뇌는 그녀와 그녀의 아이와 가족뿐 아니라 직장과 사회에 더 긍정적인 변화를 야기시킬 수 있다가 이 책의 요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성장하였는가.

- 대인관계가 넓어졌다. 여전히 내가 친구라고 인정하는 사람의 범주는 대단히 한정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목인사만 나누고 스쳐갔을 다수의 이웃과 학부모들과 교류를 시도하게 되었다. 

-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되었다. 여전히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데는 서툴고, 나의 주의 주장과 고집을 꺾지 않는 편이지만, 최소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더 오래 듣고 더 귀기울여 듣게 되었다. 놀랍게도 더 많이 듣는 것이 더 많이 말하는 것보다 설득에 유리했다.

- 교감 능력이 진화하였다. 원래도 잘 웃고 잘 울고 잘 화내고 잘 슬퍼하는 사람이지만, 이는 감정의 고저가 심하고 표현이 격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타인의 고통과 행복에 더 깊이, 더 오래 반응하고 있다.

- 긴장의 고삐를 풀 줄 알게 되었다. 난 나처럼 모자른 사람을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고 평가한 선배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 했다. 이제는 깜냥도 되지 않는 일에 매달려 자학하던 그 시절의 내가 보인다. 어찌 보면 그 시절보다 지금의 나는 훨씬 게으르기 때문에 관점에 따라 더 퇴화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적정 수준에서 포기할 줄 알게 된 내가, 어느 정도 타협할 줄 알게 된 내가, 난 제법 만족스럽다.

- 한 마디로 탄력성과 동기 부여, 정서지능은 성장했다. 통찰력과 효율성도 미미하게 개선된 것 같지만, 워낙 후진 영역이라 그 효과는 미미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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