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사 은행나무 고진하 올망졸망한 흥부네 새끼들처럼 무수한 잔가지들을 하늘 가득 거느리고 있었다 그 잔가지들을 다 품을 수 없어 나는 한아름도 넘는 밑동을 힘껏 끌어안았다 그렇게, 사랑은, 그렇게 하는 거라고 어린 은행잎에 듣는 빗방울이 속삭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