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은 파란여우님 말씀대로 정말 모처럼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빠가 체력적으로 감당을 못해 둘 다 집에 있었지만 낮에는 마로를 놀이방에 보냈거든요.
(마로야, 미안)

목요일엔 심지어 둘이 영화를 보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습니다.

1년에 1번 있을까 말까 하는 귀한 기회였던 터라 무척이나 고심하던 끝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골랐지요.

영화는 그럭저럭 재미있었고, 잘 만들어진 편이라고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30분 정도 지난 후부터 옆지기가 의자에 앉아있는 걸 힘들어해 빨리 끝나길 고대했더랬죠. -.-;;

또 하나 안타까운 건... 도무지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영화가 끝나고 불이 들어오자마자 옆지기와 동시에 마주보며 "미야자키도 이제 늙었네" 한탄했습니다.

옆지기는 한 술 더 떠 "우리도 저렇게 늙겠지"라며 감상에 빠져버렸구요.

공감이 안 가는 해피엔딩에, 어색한 복선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영화로까지 받아들여지는 듯.

게다가 옆지기가 녹초가 되어 금요일엔 고구마도 못 먹을 정도로 퇴보한 점도 아쉽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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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15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자키도 늙었네.....학교에서 이 영화를 본 세 명이 모여서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랍니다.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그리고 옆지기님은 절대 안 늙으실 거예요. 활활 타는 젊음으로 이 겨울을 달구셨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