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난 논어를 완독해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필요한 이야기만 짜집어 보며 나름대로 '아하' 감탄했을 뿐. 어찌보면 자신의 통치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제멋대로 공자를 해석하고 끌어다쓰던 중국 군주들이나 근대 이후 아시아의 수많은 독재적 통치자들과 다를 바 없는 행위라고 하겠다. 그러다 문득 진짜 공자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논어'와 함께 고른 책이 이것이다.이 책의 결과는 솔직히 실망이다. 크릴 교수가 아무리 중국 고대사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라 할 지라도 미국인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기는 힘든 것 같다. 방대한 문헌조사와 객관적 증거를 채택하는 능력이 아무리 뛰어났다 할 지라도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인'이나 '예'의 덕목을 설명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게 안쓰럽게 여겨질 정도였다. 역설적으로 나는 철저히 서구화된 존재라고 자부(?)하는 이라면 어떤 개념도 놓치지 않고 다양한 각도로 철저하게 풀어써 준 이 책이 '공자'로부터 비롯된 동양적 관념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줄 수도?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