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의 비밀
김환희 지음 / 새움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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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선생님의 비평처럼, 그리고 작가의 주장처럼 서정주가 종천순일파적 삶과 세계관을 일관했다면, 해방후 발표된 '국화 옆에서'가 아마테라스를 상징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정주가 '하늘'에 대한 찬시를 쓸 때면 역겨울적도로 직선적이고 노골적인 칭송을 일삼았고 '하늘'이 바뀔 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적응력을 보였던 것에 비해 굳이 은유와 상징을 끌어와 예전의 하늘을 찬송했다는 것이 선뜻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국화 옆에서'가 일제시대에 쓰여진 것이라는 증거만 확보된다면 그때는 김환희씨의 비평이 확실하게 서정주를 단두대에 보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아마테라스냐 아니냐는 논쟁을 떠나서, 전세계의 신화와 상징에 대해 해박하던 서정주가 '국화=군자'로 이어진 고래의 은유를 버리고 국화를 '누님'으로 일본식 성전환을 시켜버린 것은 명확히 단죄받아야 합니다. 부디 이 책이 계기가 되어 국어책에서 '국화 옆에서'가 삭제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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