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이승연씨와 네티앙엔터테인먼트가 종군 ‘위안부’를 테마로 한 누드영상, 화보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것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분노를 터뜨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32명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나눔의 집 등 여성단체들은 12일 성명을 통해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모욕과 수치심을 주는 상업주의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항의했다.

또한 “이승연 기자회견을 통해 배포된 보도자료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그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으나, 누드를 통해 과거 일본군의 성노예 피해자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 한.일관계를 재조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못박고, “진정으로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면, 이 문제를 컨셉으로 하는 누드 촬영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프로젝트 중단을 촉구했다.

“제발 저 사람들 그냥 두지 마세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인터뷰

다음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의 일문일답이다.

▶ 할머니, 탤런트 이승연씨가 종군위안부를 테마로 한 누드 영상 집을 촬영했다는 소식 들으셨죠?

“이승연이한테 어떻게 하면 연락을 할 수 있나요? 아직까지 아픔 속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가는 사람(돌아가신 분)들 있는데, 또 이렇게 해가지고 모독을 합니까. 철부지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요? 아직까지 일본에선 반성도 없는데, 거기다 덧붙여서 무슨 짓이에요. 가만히 있는 나를 무엇 때문에 울리느냐고요. 지금도 계속 울고 있어요.”

▶ 이승연씨는 모델이 된 것이고요. 영상 화보집을 내는 기업 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사를 하려고 하는 기업은 이승연이보다 더 나빠요. 이걸로 돈을 벌어 처먹어요? 이 죄를 어떻게 면하겠어요? 그냥 두지 않겠어요. 이승연인가 하고 그 기업하고, 언론이라든지 TV라든지 나와서 죽도록 무릎을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그냥 두지 않겠어요. 법적으로 할 거예요. 어떻게 이런 모독을 하고, 언론계 여러분들이 저 사람들을 그냥 두지 마세요.”

▶ 정신대 피해자로서, 이 문제를 선정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분노를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

“우리가 어디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 놈들이 봤어요? 우리는 돈 벌러 간 것 아니잖아요. 나는 15살에 한밤중에 붙들려 갔어요. 대만에 가서 가미가재 부대에 있다가 45년 해방되고 46년 6월에 나왔어요. 가진 고문 당하고 전기고문도 당하고, 피해 피해 다니면서 매도 많이 맞고, 이래가지고 왔는데. 자기 놈들이 뭘 안다고. 해결을 해주지는 못할 망정, 위로의 말이라도 해주지 못할 망정, 자기들이 누구 땜에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데. 나쁜 놈들.”

▶ 영상 촬영 수익금의 일부분을 위안부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여기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억만금을 줘도 안 받겠습니다. 우리가 그런 돈 받을 거면, 왜 일본과 투쟁하겠습니까. 일본에서 주겠다는 돈도 거절하고, 공식적으로 사죄 받고 배상하게 하려고 하는 건데, 알지 못하면 가만히 있지. 그런 식으로 우릴 두 번 세 번 죽이는 이유는 뭡니까. 기업체에 절대적으로 책임지라 하세요. 나는 지금 기력도 없어요. 내일 아침에 서울에 올라가서 행정법원 가는데(일제강점하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관련), 이승연이랑 기업이랑 불러내든 찾아내든 하겠어요. 백배 사죄 안 하면, 우리 앞에 잘못을 빌지 않으면 그냥 안 둡니다.”

▶ 국민들이 이번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젊은 사람들 이건 분명히 알아주세요. 어린 나이에 짓밟혀가지고 싹도 못 나게 만들어가지고 이렇게 아픔을 안고 있는데, 우리한테 더 수모를 주고 돈을 벌어요? 친일파보다 못한 짓이에요. 여러분 꼭 부탁합니다. 정신대 문제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우리 정부가 너무 못해서, 너무 잘못해서 우리를 또 이렇게 울고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정부도 책임 져야 하고, 젊은 사람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바른 역사를 알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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