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오사카성은 봄에 가야 제격이다.
복숭아정원과 매화정원, 벛나무정원 등에 꽃이 흐드러진 풍경을 상상만 하려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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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와 정원 덕분에 이곳은 야생조류 관찰지로도 유명하다.
정원을 거닐면서 정체불명의 달콤한 냄새와 새소리를 즐기는 순간 만큼은
이곳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본거지임을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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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보니 어딜 가도 국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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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천수각은 전망대에서 오사카 구경만 하고 나와버렸다.
그 앞 신사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둘러봤는데,
히데요시 동상 앞에서 일본 사람들이 너도 나도 기념사진을 찍는 걸 보고 기분이 나빠졌더랬다.
그래도 시찌고산 행사 때문에 나온 신관과 참배온 사람들 사진은 찍었다.
시찌고산은 원래 11월 15일에 하는 행사로 알고 있는데,
내가 방문한 날은 11월 24일이었으니 원래 융통성이 있는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하여간 5살 남자아이들이 기모노 또는 양복을 입고 신관에게 축복(?)받는 모습이 이채로왔다.
* 시찌고산(七五三:しちごさん)
남자아이는 3세와 5세, 여자아이는 3세와 7세가 되는 해의 11월 15일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해서 새 옷을 입히고 신사에 참배를 가는 행사이다. 우리와 같이 기수(홀수)를 좋은 숫자라 하여 그 중에서 3개를 고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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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의 꼬마는 마로와 동갑인데 붙임성이 좋았을 뿐 아니라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번갈아 인사도 하고, 고맙다는 말도 해서 날 놀래켰다.
그 엄마가 메일에 자신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말한 걸로 봐서 그 영향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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