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못보고 지냈던 대학친구와 어찌어찌 연락이 닿았다.
그새 우리 둘은 각각 결혼해 애엄마가 되어있었다.
친구는 양육휴가중이라며 자신의 홈페이지를 알려줬고, 나도 내 주소를 알려줬다.
그후 우리 사이에는 더 이상의 만남도 전화도 없었지만, 가상의 공간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좀 여유가 있었던 어느날 회사에서 땡땡이를 치며 그애의 게시판을 작정하고 일일이 읽어갔다.
알고보니 그 친구의 집에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 중에는 대학동창들이 꽤 있었다.
다만 민지엄마, 호준엄마라는 이름속에 묻혀 내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
아니, 어쩌면 그들은 더 이상 내가 알던 정은이나 영은이가 아닌지도 모른다.
자존심 강했던 예전의 그녀들과 스스로 자랑스레 자신을 누구의 엄마라고만 밝히는 그녀들이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다.
하긴 나 역시 마로엄마라는 아이디를 쓰지 않을 뿐... 마로엄마로만 살고 있지는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