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친구 웅진 우리그림책 1
한태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0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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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건지도 모릅니다.
매일 같이 아침 일찍 나가 한밤중이 되어야 들어오는 엄마 아빠, 로봇처럼 일만 하는 엄마 아빠,
대체 엄마 아빠는 밖에서 무얼 할까요? 아이의 상상력은 끝이 없습니다.
어쩌면 엄마 아빠는 로봇인지도 몰라.
월요일은 이삿짐을 날라주느라, 화요일은 아픈 친구를 병원에 데려다 주느라,
수요일은 넓은 경기장을 혼자 청소하느라, 목요일은 엄청나게 많은 피자를 만드느라,
그리고 어쩌면 금요일은 외계인에 맞서 지구를 지키느라 바쁜 지도 몰라.

어쩌면 아이는 엄마 아빠가 같이 유치원도 못 가고, 이야기책도 못 읽어주고, 
피아노도 못 치고, 영어공부도 못 하고, 공놀이도 못 하는 이유를 만들고 싶은 건지도 모릅니다.
모처럼 주말이 되어도 아이랑 놀아주기는커녕 자고, 자고, 또 자는 이유를
그럴싸하게 꾸며 엄마 아빠와 놀고 싶은 마음을 달래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딸은 저에게도 로봇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천진난만 이 책을 좋아했지만,
그런 슬픈 생각이 들어 전 책을 읽어주다 괜히 짠한 마음이 들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일하는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읽어주면 하나같이 저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말 거에요.

<뱀꼬리>
굳이 갖다붙이면 로봇이 남성형으로 보인다고 할 수 있지만,
책의 어디에서도 로봇 친구가 아빠를 상징한다는 설명은 없습니다.
책 소개에서 아빠를 연상시킨다고 단정지은 게 조금 못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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