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안 좋은 습관이 있는데 저자 소개, 서론, 추천의 글 등을 일체 안 읽는다는 것이다. 배경지식 없이 일단 부딪쳐 본다는 건데 이로 인해 100쪽까지만 읽고 집어던지는 책이 과반수가 넘고, 다 읽은 뒤 뒤늦게 찾아보고 아하 이래서 이런 글이 나왔군 깨닫는 경우도 많다.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을 읽으며 미국 인아니면 영국인이라 추정했고, 경제이론학자라기 보다는 경제전문 언론인일 거라 추정했는데 영국의 경제컬럼니스트이니 대충 내 추리는 맞은 셈이다.
_잠깐 딴 소리를 하자면 그가 옥스포드대학교에서 20년 넘게 경제학을 가르쳤다는 책 소개는 좀 미심쩍다. 검색해보면 그가 옥스포드대학교에서 ppe(철학정치경제 융합전공)를 졸업했으며 수십년째 옥스포드/요크셔 지역에서 명상 교실을 운영하거나 온/오프라인 경제 수업을 하는 건 맞지만 옥스포드대학에서 경제학 강의를 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의 유명세는 산악자전거에 더 치중되어 있다._
어쨌든 책 자체는 언론인답게 흥미로운 주제와 글발로 읽기 쉬운 경제시사상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정한 경제이론의 신념이 있기 보다 주제별로 특화된 입장을 취하는 듯 하다. 또 서구 중심의 관점이 매우 두드러지므로 그의 이야기들이 우리나라에 맞아떨어지기 어려운 대목이 많으니 주의해서 읽어볼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