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쓴 원문을 해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범국가 일본에 대한 작가의 반성은 일말도 보이지 않는데, 태연하게 ‘적군‘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썼고, 역주도, 편집자 주도 없다. 적군의 비행기란 연합군의 비행기일터인데 과연 한국인으로서 ‘적군‘의 비행기가 주는 불안에 얼마나 공감이 되려나. 몰역사적이고 무신경한 번역에 첫 편만 읽고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