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산주의 운동사 연구
서대숙 지음 / 이론과실천 / 198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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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대숙교수의 콜롬비아 대학교 국제관계론전공 박사학위논문을 수정 보충한 저작이다. 당시 한국공산주운동사에 대한 연구가 한반도의 남쪽에서는 금기시되었고, 이렇다할 연구성과마저도 전무한 실정이었다. 그나마 미국사회에서는 반공적 분위기가 이곳보다는 덜 억압적인 실정이었고 따라서 이러한 역작이 서대숙교수에 의해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남북한전체 즉 한반도에서의 공산주의운동이 어떤 경로를 거쳐 유입되었으며 일제시기 어떤 양상으로 발전 혹은 쇠퇴해 갔는지를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이 우리에게 놀라움을 주는 이유는 기존의 한국 공산주의역사에 대한 인식상 전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있다.

즉 한국공산주의운동의 원류는 북한이 아니라 한반도의 정치적 중심지인 서울에서 발생했다는 점, 일제시기 항일독립운동의 주류로서 공산주의운동이 민족주의 못지않게 크나큰 족적을 남겼다는 점, 그리고 해방직후 한국공산주의 운동의 중심은 김일성의 평양이 아니라 박헌영의 서울에서 남북분단 후 힘의 중심이 차츰차츰 평양으로 전이돼갔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한반도의 공산주의에 대해 왜곡된 교육을 받아왔던 우리들에게 숙연함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일제시기 항일독립운동의 주류로서 공산주의운동이 커다란 역할을 담지했던 사실은 기존의 역사교육에 있어서는 누락되다시피 했었다. 비록 서대숙교수에 의한 이 소중한 연구성과가 현재의 역사학계에서는 진부할 정도로 반공적 관점에 입각해 있다고 평가될 지라도, 많은 일반인들이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공유함으로써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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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헌 회고록 - 김규식과 함께한 길
심지연 지음, 우사연구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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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후의 정치공간에서 좌익과 우익의 통일을 갈구했던 균형감각있는 정치인, 중도적인 길을 고집했던 정치인들이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이들이야말로 진정 남북의 통일을 갈구한 민족의 지도자들이었지만, 당시엔 기회주의자로 매도당하기 일쑤였고 현재에 와서는 사회주의적 좌파사상에 공감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척을 받기 일쑤였다.

그러나 통일을 향한 남북의 화해무드가 일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애국자이자 진정한 민족지도자들이었던 중간파에 대한 시각변화와 아울러 역사학계의 집중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한 인물들에는 대표적으로 여운형선생, 조봉암, 장건상, 김성숙 등이 있다. 물론 여기에서 집중분석하고 있는 김규식선생도 그 대표적 인물중의 한 분이다.

왜소한 몸집으로 학자 타입이었던 김규식은 좌파사상에 일정부분 공감하고 있던 민족주의자였지만, 기본적으로 중도우익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균형잡힌 정치감각으로 미군정에 의해 남한정부의 수반으로 고려될 만큼 정치적 식견과 비중을 지닌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구와 함께 남북의 분열을 막기 위한 최후노력의 일환으로 남북연석회의에 참석하고 그러한 시도가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되자 그의 정치적 운명 역시 사르러들고 말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의 활약이래 진정으로 민족의 통합과 남북의 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그의 족적은 현대정치인들의 귀감으로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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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워칭: 인간행동을 관찰한다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 까치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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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먼드 모리스는 그의 저작 '털없는 원숭이'를 통해 일약 세계적 유명인사가 된 인물이다. 추리와 유추로서 진화론의 새로운 경지를 이룩한 그의 또 다른 책이 나왔다는 정보는 내게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바로 그 책이 '맨워칭-인간행동을 관찰한다'였다. 이 책 역시 번득이는 기지와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놀라운 관찰력 및 추리력이 결합되어 인간진화의 일단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더더욱 우리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것은, 과연 인간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하고 우리 뇌의 경이로움에 감탄을 금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데스먼드 모리스에 대한 경외심이자, 그의 학문적 경지에 대한 감탄이기도 하다. 유전학으로써만 진화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뇌에 의한 순수한 사유에 의해서 역시 그것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은 - 물론 그것은 데스먼드 모리스에 의한 영감이었지만 - 우리 모두를 과학의 세계에 대한 흥분으로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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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경제사
알렉 노브 지음, 김남섭 옮김 / 창비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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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사회주의건설 경험은 전 세계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제건설에 있어 모범이 되었다. 해방 이전 남한의 공산주의자들이 구상했던 공장관리체제나 사회주의적 대중운동 역시 소련의 경험에 근거한 것이었고, 북한에서의 증산운동 역시 소련의 사회주의적 경쟁운동에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중국에서의 건설 또한 소련의 경험을 도입한 것이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사회주의경제체제의 모델이 된 바 있는 소련식의 경제건설 경험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자본주의로의 후퇴라는 사상적 공격을 받으면서 까지 감행한 바 있던 신경제정책 NEP, 중공업우선정책을 위한 사회주의적 원시축적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던 농업협동화, 노조와 공산당 그리고 부르죠아적 지배인 기사장의 트로이카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주의 특유의 공장관리체제, 규정노르마를 훨씬 초과달성한 스타하노프운동 등의 사회주의적 경쟁운동과 계획경제체제 등이 이 책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소련특유의 경제건설경험과 이를 도입하는데 주력했던 사회주의국가들의 열성적인 노력은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한 전세계적 실험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거대 실험은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었고, 그 여파에 의해 일군의 사회주의국가들 역시 그러한 체제를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끔 되었다. 1980년대 말, 사회주의체제의 몰락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혼돈은 소련과 동구권을 위시한 기존 사회주의국가들의 자본주의체제 도입이자, 특유한 경제건설의 경험을 폐기처분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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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붉은 별 - 하 - 두레신서 10
에드가 스노우 지음, 홍수원 외 옮김 / 두레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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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붉은 별 (상)편이 장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 책 (하)편에서는 장정이후 즉 연안시기 이후의 일들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중국의 혁명에 참여했던 여러 지도자들에 대한 상세한 프로필을 제공해 준다. '중국의 붉은 별'이 최초로 간행된 시점에서는 국민당과 공산당과의 내전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이 책의 (하)편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부분은 내전의 종료 후에서 더 나아가 문화대혁명 이후에 집필된 부분이 첨가되었다. 따라서 중국혁명이 어떻게 귀결되었으며 또한 공산당정권 수립이후, 중국의 혁명이 어떤 역정을 헤쳐나가는 지에 대해서도 자세한 전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949년 내전 종료 후 공산당정권이 수립되고, 60년대 들어 문화혁명이 전개되면서 옛 혁명의 주역들은 안타까운 운명에 처하게 된다. 주덕이나 팽덕회 등은 혁명의 와중에서 홍위병들의 비판을 감내해야 했으며, 모택동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된 임표는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후, 비행기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사회주의의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항쟁했던 혁명시기 영웅들의 순수한 휴머니즘과 인간애의 정신은 권력을 둘러싼 혁명동지간의 투쟁으로 변질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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