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잠이 잘안오는 날이면 으례히 인터넷 사이트를 잘 돌아다니는데 그런 와중에 생긴 이상한 버릇아닌 버릇이 하나 생겼는데 그건 다름이 아니라 무엇이든 그 분야에서 유명한 100가지의 것들을 추려보는 숫자 100에 대한 환상에 빠져 들었다는 겁니다.
그건 아마도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지금과 같은 정보화시대에서 조금이라도 뒤쳐지 않으려는 발버둥에서 인지도 모릅니다.모든 걸 다 소화하기는 힘들고 그래서 그 중에서라도 중요한 것들만이라도 챙겨서 알아 두자는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조금은 현학적인 자세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예술은 자신의 마음의 풍요로움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이러다가는 주객이 전도되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할지도 모를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온 모든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숫자가 주는 강박관념에서 잘 벗어나질 못하는데 그건 아마도 성적순으로 줄을 세우는 학교교육이 가장 큰 작용을 하지 않았나 합니다.누구보다 한단계라도 앞서거나 하나라도 더 알아야 한다는 심적 부담은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따라다니며 사람을 경쟁의 틈 바구니에서 헤어져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가슴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머리로 접근하는 입시위주 내지는 속된 말로하면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지기도 하니깐 말입니다.편안한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고 무슨 일에도 평가라는 잣대를 들이밀어서 순서대로 줄을 세우는 것은 도살장의 소를 육질에 따라 등급메기기 하는 것이랑 별반 다를것이 없는게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걸 한 순간의 평가라는 것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자세는 빨리 지향되어야 할 우리의 문화적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사람은 저마다 가진 독특하고 남과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그런 점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것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21세기는 문화라는 것이 큰 재산이 될 것인데 우리는 그런면에서 아직까지도 창의성을 제대로 발현시키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가운데서 잘하는 사람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줄을 세워야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그 줄을 세운다는 것으로 그 사람을 전부 평가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큰 우를 범하여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갑자기 숫자 100에 대한 환상을 이야기하다가 너무 깊은 곳으로 들어가 버렸네요^^;;제 페이퍼에 올라온 100에 대한 글들은 그러한 환상에서 나온 것이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다만 주의할 것은 그 100이라는 숫자가 내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그 이외에도 더 좋은 것들이 많다는 점은 부동의 진리입니다.
횡설수설하다보니 잠이 올 것 같네요.모두들 주말을 잘 보내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