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언제부턴가 기자의 노트북 컴퓨터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전원을 켜고 첫 화면이 뜰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인터넷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느렸다.

‘바탕화면에 너무 많은 파일을 띄워놓은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불필요한 파일을 모두 지웠지만 속도는 그리 빨라지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어떤 단어를 치면 새로운 창이 뜨면서 쇼핑몰을 추천하는 홈페이지로 이동했다. ‘온라인 카지노’를 소개하는 팝업 창은 시도 때도 없이 떴다.

이유가 뭘까. 주변의 전문가에게 물어봤더니 스파이웨어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 스파이웨어는?

스파이웨어는 사용자 몰래 컴퓨터에 설치돼 인터넷 사용 정보를 추적하거나 광고 프로그램을 돌리고 사용자의 개인 정보 유출을 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 특히 상품 광고에 쓰이는 프로그램을 애드웨어라고 부른다.

미국의 보안소프트웨어 업체인 웹루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 이 회사가 조사한 컴퓨터 가운데 88%에서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발견됐다. 감염된 컴퓨터는 평균 7가지의 스파이웨어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 퇴치 작전

안철수연구소에서 나온 ‘스파이제로’는 스파이웨어를 찾고 치료하는 프로그램. 찾아주는 것까지는 아직 무료다. 이 프로그램을 실행했더니 아뿔싸 기자의 노트북에서 200개가 넘는 파일과 프로그램이 스파이웨어로 분류됐다.

게인(GAIN)이니 i가드니 하는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다. 이들은 윈도 제어판에서 ‘프로그램 추가/삭제’ 항목을 띄워도 나타나지 않는다. 일반 사용자가 일일이 찾아 삭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i가드라는 스파이웨어는 퇴치 프로그램으로 없애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악질적이었다. 일반 모드에선 치료가 안 돼 노트북을 안전모드로 다시 부팅한 후에야 겨우 없앨 수 있었다.

○ 평소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스파이웨어나 애드웨어는 무료 공개 소프트웨어를 내려받는 과정에서 함께 깔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은 아예 내려받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윈도 운영체제의 자동업데이트 기능을 활용해 보안 패치가 새로 나올 때마다 업데이트하는 게 중요하다.

시스템이 갑자기 느려지거나 시도 때도 없이 광고 페이지로 이동한다면 스파이웨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땐 치료 프로그램을 구해 스파이웨어가 있는지 확인한 후 삭제해야 한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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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5-05-13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프로그램 잘 쓰고 있어요...바이러스가 얼마나 악질인지 고생 실컷 했거든요

키노 2005-05-1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네요.. 전 회사 컴에서 사용한 디스크를 집에서 실행하다가 컴이 다운되는 ....^^;; 요즘은 왜 악성 바이러스들이 그렇게 떠 돌아다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