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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자객 [dts] - (2disc)
윤제균 감독, 진재영 외 출연 / 씨넥서스 / 2004년 2월
평점 :
일시품절
낭만자객은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을 연출한 윤제균감독의 3번째 작품으로 여동생과 함께 살기 위해 김민종이 낭만자객에 취직하지만 어설픈 자객단은 별 하는 일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사대부 양반이 바람난 자신의 처와 정부를 붙잡아 오라는 의뢰를 받고 우여곡절끝에 그들을 붙잡는 데 성공하지만 호송중에 폐가에 묵게 되면서 일이 꼬이고 좌충우돌하는 코메디가 연출되기 시작합니다.
그 곳은 사룡이라는 청나라 자객에게 억울하게 죽은 5명의 처녀귀신들이 사는 곳으로 극락에 가기위하여 눈물병에 눈물을 모으는 중이었는데 그걸 술로 착각하고 마셔버린 자객단에 의하여 자신들이 극락에 가지 못하게 되자 대신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원수인 사룡을 처치해서 자신들의 원한을 풀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스토리의 기본 구조는 자신의 이전 작품에서 그 형식과 내용을 빌려오는 가 하면 홍콩영화 ‘천녀유혼’이나 일본의 ‘사무라이 픽션’에서도 그 내용과 형식을 차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처녀귀신들이 등장하는 장면이나 공중을 날아다니는 모습.그리고 진재영의 목욕씬은 거의 ‘천녀유혼’의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왔으며 좌충우돌하는 얼뜨기 자객단은 ‘사무라이 픽션’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과 사건의 전개가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고 산만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두사부일체’에서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화장실 유머라든지 성적인 판타지를 넣은 부분은 ‘색즉시공’에 대한 패러디라고 할 것입니다.마지막 부분에서의 해피엔딩의 결말씬이나 자객단의 인간적인 면의 부각은 ‘두사부일체’의 마지막 부분에서 보여준 비장미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처럼 이 영화는 어디선가 본 듯한 많은 이미지와 내용들의 반복과 과잉으로 인하여 때로는 식상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속이 빈 공허한 영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감독은 그러한 점을 미리 인식하였음인지 패러디와 차용이 가져다 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전작들과는 다르게 인간적인 휴머니티를 강조하려고 한 흔적들을 영화의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작과 다른 점이라면 전작들은 학교에서의 폭력이나 비리문제라든지 대학생들의 성적인 환타지를 현실에 바탕을 두고서 그려서인지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하였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현실성을 배제한 채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적인 과거로의 여행을 한 나머지 관객들과의 공감대는 단절된 채 단순한 웃음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디비디의 화질이나 사운드,서플 등은 괜찮은 편이지만 본편인 영화 자체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인지 선뜻 소장하기에는 조금 부담이 되는 타이틀입니다.윤제균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보며 전작들에서 보여준 엽기발랄함이 되살아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