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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고 싶은 날 - 스케치북 프로젝트
munge(박상희)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은 그림그리기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종이든 벽이든 빈 공간만 보이면 그림을 그린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집에는 벽 전체가 그림으로 가득하다. 마치 벽화를 보는 듯 하다. 피카소는 ‘어린애처럼 그림을 그리는 평생이 걸렸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피카소가 그린 그림은 당시로서는 정형적인 그림이 아니다. 때론 유치하다 싶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속에 꿈틀리거리는 열정은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만큼 매력적이다.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이들이 가진 순수한 감정이 그대로 그림에 녹아 있는 것 같다. 그림그리기는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제도권의 그림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그림은 거의 비슷비슷해진다. 어릴때의 그 감정을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그림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도 점점 줄어든다. 대신 그림을 보고 즐길 뿐이다.

 

아마 누구나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보고 즐기면서 눈높이가 높아져서인지 막상 내가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는다. 종이와 펜이 주어지면 어디서 어떻게 선을 그어야할 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아무것도 그리지 못하게 된다.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심적 부담감을 덜어준다. 일반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 이야기되는 정석은 잊어버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볼 것을 권한다. 일단 스케치북을 펼쳐보라고 한다. 지은이는 스케치북 프로젝트라는 이름하에 11개의 장으로 그림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책은 11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크게 보면 기본편, 응용편, 확장편 등 세 개의 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드로잉 연습인 오브젝트 드로잉, 라이프 드로잉, 로케이션 드로잉을 기본편에서 이야기하고, 응용편에서는 간소함과 섬세함, 생략하기와 묘사하기 등을 통해 극과 극의 요소들이 섞이는 과정을 보여주며, 확장편에서는 드로잉을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컬러 프로젝트, 캘리그래피, 텍스쳐와 패턴, 스크랩북, 저널 등 다양한 프로그램등을 소개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글이다. 자신이 느끼고 체험한 감정을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주변 사물에 애정어린 시선을 던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을 스케치북 안에 담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시간과 함께 우리의 일상은 흘러가버리는 것만 같다. 매일 똑같은 시간이 반복되는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일상이 저마다의 빛깔로 반짝인다. 그 반짝임을 스케치북 안에 담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시간도 없을 것이다. 바쁜 생활 속에서 그냥 흘러버리던 일상을 새로운 시각과 시선으로 돌아보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얻으며, 주변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소중한 기회를 잡고 싶은 분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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