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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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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것이 있다.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끝나는 죽음도 마찬가지다. 죽음을 회피하기 위해 불로초를 구하려고 했던 진시황제도 죽었다. 사람도 동물이다. 때가 되면 죽게 되어 있다. 영원히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책 제목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섬찟하게 다가온다. 죽는다는 것. 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진다는 것만큼 묘한 기분이 드는 것도 없다.

일상 생활에서 ‘죽음’ 이라는 것에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하루 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죽음’ 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사치(?)가 아닐까, 라고 생각도 해봤다. 지금 당장 내 생활이 힘들고 정신이 없는데, 그리고 아직 ‘죽음’과는 큰 상관이 없는데 그걸 미리 앞당겨 생각해 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지금 현재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운데 말이다.

지은이는 ‘유년기와 아동기’, ‘청소년기’, ‘중년기’, ‘노년기와 죽음’까지 총 4개의 장으로 나누어, 각 연령대에 따라 인간의 몸이 서서히 노화되면서 겪게 되는 육체적, 심리적 변화들을 과학적 수치와 통계들을 들어가며 자세하게 설명한다. 여기에 공자, 세익스피어, 장 자크 루소, 오스카 와일드 등 세기의 지식인들과 무명의 묘지기, 조수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죽음에 관해 남긴 경구들을 수록하여 두고 있다. 지은이는 이런 것들을 통해 죽음을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삶 자체를 즐기고 사랑함으로써 인생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을 권한다.

지은이는 ‘죽음’ 이라는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것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지은이가 자신의 가족사를 이야기할 때는 ‘죽음’ 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았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지은이가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바를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원래 천성이 그래서인지,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어서인지,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들이 절절하게 와닿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직 살아갈 날들이 많고 생각할 것도 많다. ‘죽음’ 이라는 것은 당장 내 앞에 닥쳤을 때의 문제이지, 이걸 미리 끄집어 내어 우리는 모두 죽기 때문에 현재를 즐기고 사랑을 하며 인생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죽음’ 이전에 현재의 내 인생에 가치를 부여하고 열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더 현명한 행동이 아닌가 한다. 사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스펙트럼이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나는 굳이 ‘죽음’ 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우리의 삶과 생활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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