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종말시계>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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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종말시계 - '포브스' 수석기자가 전격 공개하는 21세기 충격 리포트
크리스토퍼 스타이너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0년 2월
평점 :
이런 책을 읽거나 아니면 석유에 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볼 때서야 석유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대부분의 제품은 석유를 원료로 하고 있다. 당장 집을 나서서 이동하는 수단인 자동차나 대중교통은 전부 석유를 써야만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쓰는 사무용품도 마찬가지고, 내가 걸치고 있는 옷이나 신고 있는 신발, 들고 있는 가방 이 모든 것들이 석유에 빚을 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우리는 석유와 관련된 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누군가가 내게 인간이 발견한 가장 위대한 것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단연코 석유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석유가 언젠가는 그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한때 석유 파동을 겪으면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위태로웠던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이외에, 석유로 인한 현실적인 고통은 휘발유 가격이 올라서 자동차를 유지하기 힘들 때가 전부였다. 석유 한 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너무나 안일한 생각을 하고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에는 환경오염 문제와 석유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 원을 찾아야 한다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석유에 대한 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일 이외에도 중동 지역의 분쟁이 기름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석유가 없어질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세계 최대의 인구를 가진 중국과 인도의 약진이 눈에 띈다. 두 나라의 경제 발전에 대해 배아파하거나 시샘을 할 일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다는 두 나라의 경제 발전은 자연히 엄청난 에너지 원을 필요하게 되고, 세계의 석유는 마치 블랙홀처럼 이 두 나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 세계 각국은 석유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로 태양열, 풍력, 조력 등 다양한 에너지 원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가 한창이다. 그리고 더불어 세계 강대국들 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전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언젠가는 석유는 고갈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을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고 있다. 이제 석유의 종말에 대해 생각해 볼 때다. 지은이는 현장 인터뷰와 분석 등을 통해 독자들에게 각자의 석유종말 시계가 지금 현재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한 번쯤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이나 미래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석유가격이 폭등하고 석유가 고갈이 되면 과연 어떤 일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게 될 지를 아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책의 원제는 ‘$20 Per Gallon’이다. 1갤런(1갤런=약 3.5리터)당 유가가 2달러씩 올라 20달러가 될 때까지 우리 사회와 경제, 그리고 일반인들의 생활 속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자세하게 들려주고 있다.
지은이는 전 세계 항공사(우리나라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도 포함되어 있다)와 SUV 차량이 종말을 고하게 되고, 대신 철도망이 부활하여 역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 문화가 발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물류망을 상실한 월마트가 사라질 것이고, 마찬가지로 원거리 어업과 운송비의 폭등으로 초밥은 대중들의 식단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저 흘려 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다. 값싼 석유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기업이나 제품들이 다시 등장할 것이고, 우리들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기존의 석유 관련 책들이 환경오염이나 강대국 사이의 음모론, 그리고 투자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생활밀접형이다. 석유 가격이 오름으로 인해서 우리 생활에 불어닥칠 변화를 사실적, 실증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일반인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부분인지도 모른다. 나 자신도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었던 내용들인데, 이 책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앞으로 나만의 석유 종말시계가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 모두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