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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프리즘 - 우리 시대의 교양
고병권.천정환.김동춘.이찬수.오길영.이대근.안수찬.은수미.한윤형.김현진 지음 / 사계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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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들은 진정한 이 시대의 양심을 원한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군부독재 시대라는 암울한 시기를 거치면서 많은 양심들이 힘들고 모진 시기를 거쳐왔다. 그 중에서도 ‘리영희;라는 이름이 남긴 의미는 남다르다.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 세 글자는 ’민주화‘ 라는 화두와 함께 우리에게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이 책은 2009년 12월 2일 리영희의 팔순을 기록하고 기념하기 위해서 기획된 것이다. 리영희가 이 시대에 던져준 의미와 영향력을 되새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리영희를 프리즘으로 삼아 우리 시대를 이해하고, 다른 삶과 다른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교양 목록을 제시한다.

리영희와 생각하기에서부터 책 읽기, 전쟁, 종교, 영어 공부, 지식인, 기자, 사회과학, 청년 세대 등에 이르기까지 리영희를 매개로 다양한 교양을 이야기한다. 각 주제는 지금 현실과도 직결되는 주제들이다. 간단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니다. 오랜 공부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논의될 수 있는 묵직한 주제들이다. 리영희의 삶과 인생이 함께 녹아든 주제들은 리영희라는 인물 앞의 우리들이 더욱 작게만 느껴지게 만든다.

예전 세대에 비해 요즘 세대는 비주얼과 감각적인 면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즉물적이고 즉흥적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물론 절대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대중교통이나 거리에서 휴대전화, MP3, DMB에 익숙한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점점 생각하는 시간이 적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은이들이 이야기하는 생각하기와 책 읽기, 영어공부, 청년세대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쯤 숙독해 볼 필요가 있는 이야기다.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집단으로 변해가고 있는 종교에 칼날을 들이대고, 지식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지 지식인의 책무를 묻기도 한다. 이쯤되면 이 책이 단순히 리영희의 의미와 그 영향력을 읽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생각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리영희를 사상의 은사로 모시는 70, 80년대 학번부터 2000년대 학번까지 세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이야기꾼들이 참여하고 있다. 세대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리영희에 대해 다양한 시선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세대를 넘어서서 리영희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리영희라는 인물이 가진 진실한 교양인으로서의 모습때문이 아닐까.

교양을 뜻하는 영어 'culture'의 원뜻은 '경작(耕作)'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풍부한 지식과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천박한 지식과 대중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아집이 판을 치는 세태가 되어서는 안된다. 급변하는 현실 사회와 정치 속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교양인이 필요하다. 교양을 다시금 이야기해 보아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리영희를 더 읽어야 하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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