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글쓰기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를 읽고 리뷰해주세요.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 지음, 박여명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월

일상 생활 속에서 글쓰기는 쉽지 않다. 글쓰는 행위라고는 일기를 쓰는 것과 블로그에 올리는 리뷰 정도가 전부다. 그것도 생각이 농축되어 나오는 글이 아니다보니, 글을 다 써놓고 다음 번에 그 글을 다시 읽어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더더욱 글쓰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일단 글을 쓸 때는 기분이 좋다. 사람마다 글을 쓰는 목적은 제각각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글을 쓰는 동안에 ‘나’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글쓰기가 나름대로 재미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글쓰기에 대해 욕심이 있다. 글쓰기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한 것이 아니고, 글쓰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글의 내용이 들쭉날쭉하다. 어떤 때는 흰 종이를 앞에 두고 막막한 생각에 글자 한 자 적지 못한 때도 있었다. 가장 답답한 것은 나름 글을 쓴다고 하지만 글자체의 질이 그다지 향상되거나 발전된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계속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만 같다.

이 책은 특이하다. 글을 ‘잘’쓰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나를 일깨우는 글을 ‘쓰게’하는 책이다. 글을 쓰는 것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내면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하도록 유도한다. 글쓰기는 삶을 깊이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많지만, 정작 글을 쓰려고 마음 먹기도 힘들고, 마음 먹었다고 하더라도 글을 쓰는 것 자체가 힘이 들다. 그래서 지은이가 던져주는 이야기들의 상당 부분이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다.

1장 ‘글쓰기, 나를 찾는 여정’에서는 글로 표현하는 인생이 남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글쓰기를 하기 위한 아주 자잘한 것들에서부터 필요한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귀뜸해 준다. 나와 꼭 맞는 노트, 장소, 도구 등과 같은 글쓰기에 있어 사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바쁜 일상에서 가능한 짧은 글쓰기, 여행의 추억을 오래 간직하는 글쓰기, 배우자나 가족과 함께 하는 글쓰기 등 다양한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장 ‘즐겁게 글을 쓰기 위한 색다른 시도’에서는 여러 가지 글쓰기 방식을 언급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글을 쓸 것인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자동기술법, 클러스터, 마인드맵, 시, 콜라주, 두 단락 기술, 다이얼로그 등 색다른 글쓰기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나에게 맞는 글쓰기 방법을 골라서 그에 맞게 글을 써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3장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의 나를 기록하다’에서는 일상에서의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그 속에서 글쓰는 기쁨과 행복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작가들의 경우 일반인들과 달리 자신들의 인생에서 큰 고비를 겪고 이를 글로 풀어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너무나도 일상적인 것이어서 그냥 지나칠 만한 것들에서 이야기거리를 끄집어내는 경우도 있다. 지은이는 우리 일상이 후자에 해당될 수 있다며, 조그마한 일이 모여 우리의 인생과 삶이 되듯이 작고 사소한 일상이 글쓰기의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며 그 속에서 글쓰기의 기쁨을 맛보기를 권한다.

굳이 글을 쓰지 않더라도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우리의 삶과 영혼이 좀 더 풍요롭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은이는 자신이 글쓰기 강의를 통해 오랜 동안 축적해 온 경험에서 글쓰기가 우리의 삶과 인생을 되돌아보고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치유하는 프로그램까지 있다고 한다. 역시 중요한 것은 꾸준한 글쓰기를 실천하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