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 - 수수께끼와 역설의 유쾌한 철학퍼즐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4
피터 케이브 지음, 남경태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철학이라는 단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입장에서 철학이라고 하면 일단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하여 경험론, 합리론 등으로 이어지는 서구 사상사를 생각하게 된다. 거기다가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이론은 읽으면 읽을수록 머리만 아파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철학과 떨어져 살아본 적은 없다. 특히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은 철학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자아를 인식하고 외부 사물에 대해 눈을 돌리면서 인간은 세상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존재를 파악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철학이 밑바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정작 철학을 공부하려고 하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좀 더 실용적인 철학책이 아닐까 한다. 인류가 이 세상에 발을 붙이고 살아온 이래로 등장한 수많은 난해한 철학 이론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게되는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일반인 누구나가 편안하게 생각하고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꾸며놓고 있다. 거북과 아킬레스의 경주와 같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친숙한 이야기에서부터 생명 윤리, 동물 실험에 대한 이야기와 이 책의 제목에 해당하는 어디서부터 인간인지에 대한 이야기와 같은 심오한 철학적 질문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책이 아주 무거운 것은 아니다. 33가지의 이야기를 윤리, 정치, 예술, 감정 등이라는 주제하에 배치하여 철학적 이론은 되도록 배제하고 편하고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어떤 이론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에서 생각하고 이야기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황당하다 싶은 정도의 논리의 비약이나 논리의 전개가 이어지기도 한다.

철학이라는 것은 수학이나 과학처럼 어떤 구체적인 결론을 얻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주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는 수많은 주제에 대해 좌충우돌하며 세상과 사물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들여다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은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이제까지 내가 가진 고정관념이라든지, 내 자신의 잣대로 보아왔던 세상과 사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책을 다 읽고나면 철학책을 읽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우리가 이제껏 철학이라고 알고 지내온 수많은 이론은 거의 소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생각이 아니다. 이 세상은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수많은 생각이 있다. 그리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참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인간은 좀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해 생각을 거듭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철학적 사고를 위한 훈련을 도와준다고 본다. 철학퍼즐이라는 말처럼 각 주제의 말미에는 그 주제와 어울리는 다른 주제를 같이 읽어볼 수 있도록 표시해두어 하나의 퍼즐을 맞추듯이, 주제를 서로 연결해서 사물과 세상을 조감해 볼 수 있도록 해두고 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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