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무덤은 구름속에>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그들의 무덤은 구름 속에 -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아우슈비츠 이야기
아네트 비비오르카 지음, 최용찬 옮김 / 난장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이 연출한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와 끌로드 란츠만(Claude Lanzmann)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쇼아(Shoah) 4부작" 을 본 충격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하게 자리잡고 있다. 단순히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참하게 학살당하는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성의 시대라고 하는 20세기에 이처럼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책은 슬프고도 암울한 역사를 가진 아우슈비츠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우리에게도 아우슈비츠만큼이나 끔찍한 과거가 있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민간인들이 무참하게 학살당하고 인체 실험을 받는 등으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은 역사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더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프랑스에서 홀로코스트와 유대인 연구에 관해 가장 정통한 역사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지은이는 13살짜리 딸 마틸드가  엄마, 베르트 아줌마 팔 아래쪽에 왜 번호가 새겨져 있어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것으로 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홀로코스트, 즉 독일군이 자행한 유대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대화 형식으로 풀어서 들려준다.

마틸드가 질문하는 내용은 크게 나누어 보면 반대유대중의 기원, 유대인 학살, 바르샤바 게토의 생활조건과 봉기, 학살 책임의 소재, 기억의 의무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3살짜리 딸 아이의 질문에 대해 답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결코 가벼운 질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은이는 딸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태까지 유대인들이 저항운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잘 몰랐고 소개도 안 된 측면이 있었는데, 바르샤바 게토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그와 같은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엄마와 딸의 대화로 되어 있고 책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 읽는데는 별 무리가 없지만, 생각보다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지은이가 들려 주는 이야기만으로도 가슴이 메어져 다음 책장을 넘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거기에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 더더욱 가슴이 아프다.

어떻게 이런 일이 지구상에서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지나간 역사에 대해 용서는 할 수 있어도 그 역사를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홀로코스트를 읽는 것도 점점 옅어져가는 우리 인간의 과오를 잊지 말자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도 일제강점기 동안 잊을 수 없는 참혹한 일을 겪었기에 더욱 지은이의 이야기가 가슴 속을 파고 든다.

"역사를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엄마가 쉬지 않고 밝혀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문제들이란다. 그리고 모두가 그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엄마는 믿는단다(본서 제122쪽 참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