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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한 만찬 - 음식, 영양, 비만에 관한 과학적 진실
피에르 베일 지음, 양영란 옮김 / 궁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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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나 남미 등 일부 최빈곤국을 제외하고는 먹을 것이 없어 고통을 받는 나라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다. 못먹어서 병이 나거나 죽는 일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그런데 현대인에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새로운 질병이 생격나고, 어린 나이에 성인병으로 고생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특히 비만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최근들어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가 비만인데, 이제는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심지어는 전염병으로 여기고 있다. “매일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동물성 지방을 피하며,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리고, 가공식품을 피하라는 의사나 영양학자들의 조언이 정말 타당한 이야기일까?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명제와 같은 이야기에 대해 지은이는 의구심을 가지고 색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지은이는 책의 서두에서 일벌이 될 유충과 동일한 유충이 로열젤리를 섭취함으로써 여왕벌이 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어떤 영양소는 신체의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운명 자체를 바꿀 만큼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한다. 음식과 건강이 밀접한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인류의 유전자는 선사시대와 달라진 것이 없고, 먹을거리는 풍부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류의 건강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지은이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킨다. 수렵과 채취에 의존하던 선사시대의 여인 루시, 농경시대 여인 룰루, 그리고 오늘날의 음식 소비자 릴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인류에게 긴 시간 동안 일어난 섭생의 변화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아주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과학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내용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는 지은이의 이야기 솜씨가 탁월하다. 이처럼 지은이는 책 전체에서 비유와 각종 실례를 들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겪는 건강과 영양에 대해 다양한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각종 매스컴과 일반인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먹을거리와 영양,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해답을 내놓는 경우는 드물다. 무조건적으로 무엇은 먹고 무엇은 먹지 말라는 식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먹을거리에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흑백논리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대표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한동안 동물성 지방은 무조건 해롭다는 논리가 만연한 적이 있다. 이는 값싼 팜유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는 작용을 했고, 맛을 높이기 위해 여기에 수소를 인위적으로 첨가하면서 대부분의 가공식품이 트랜스지방 덩어리로 둔갑하게 되었다. 또 다른 식물성 기름인 콩기름 역시 동물성 기름은 나쁘다는 단순 논리로 인해 그 소비가 엄청나게 증가했다

최근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불균형에 대해서 방송한 적이 있다. 이때 지은이 피에르 베일이 나오기도 했다. 오메가6와 오메가3는 모두 인체에 꼭 필요한 지방산으로 오메가6는 우리 몸에 남는 지방을 비축할 수 있게 해주며, 오메가3는 남는 지방을 연소하는 역할을 한다. 인체에서 이 둘의 비율은 51일 때 이상적인데, 오늘날에는 오메가6를 오메가3보다 평균 20배나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오메가6의 과잉은 전통적으로 아마를 사료로 먹여온 축산 동물에게, 현대에는 옥수수와 콩 등 오메가6가 풍부한 사료를 공급하고 있어, 현대인들은 오메가6의 과잉과 오메가3의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놓여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제약회사와 식품회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이런 사실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채 다이어트 산업을 조장하여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성분표시들이 적혀있는 식품의 포장지도 소비자들에게 많은 착각을 조장하고 있다고 한다.심각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지은이는 각종 비유와 다양한 시례, 그리고 수치와 자료들을 토대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위에서 바와 같이 섭생이 유전자 형성에 미친 영향과 현재 우리의 섭생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정리하면서, 그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은이는 결론적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먹이사슬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답일 수도 있다. 물론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여 온 우리의 섭생을 바꾸어야 하는 일이라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의 행동이 필요하다. 지은이가 마지막으로 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뇌여 본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가능하다. 우리도 아주 조금씩 참여할 테지만, 멀리 내다봤을때 실제로 상황을 바꾸는 힘은 소비자-시민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오늘 우리 선택에 내일을 사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 소비방식이 달려 있다. 진정한 힘은 슈퍼마켓 계산 창구를 지나가는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나온다(본서 제327쪽 참조),"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온 것들에 대해 다시금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말하자면 우리가 수만 년 동안 먹을거리를 찾아다니고, 음식을 만든 방식이 현재의 우리와 같은 몸의 조직과 기능을 만들어냈다.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데 가장 알맞은 기능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 환경과 섭생방식이 최근 수십 년 사이에 급격하게 바뀌었으니, 틀림없이 우리 몸도 많은 변화를 겪었을 것이다.(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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