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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살라 인디아 - 현직 외교관의 생생한 인도 보고서
김승호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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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인도는 11억이라는 인구를 가지고 카스트 제도가 아직까지 유지되는 폐쇄적인 나라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IT와 항공산업 등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영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신성한 국가라는 다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인도를 여행한 사람들은 누구나가 다시 한 번 인도를 방문하고 싶어한다고 할 정도로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나라라고 한다.

이 책 제목으로 쓰인 맛살라(masala)는 인도의 향신료 중 가장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것으로, 지역에 따라 들어가는 성분과 맛이 다르기는 하지만 계피, 고수풀, 회향, 건고추 등에 삼황뿌리 가루를 섞어서 만든 것(본서 270쪽 참조) 으로, 다양한 특성을 가진 인도라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용어라고 한다. 인도에서 외교관으로 직접 인도를 보고 느낀 지은이가 표현하는 인도의 이미지도 내가 생각하는 인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지은이는 발전하는 인도의 현재와 현재를 있게 한 인도의 과거를 살펴보고, 변화하는 국제정세에서 인도의 미래와 우리와의 관계를 읽으려고 한다.

먼저 제1부 ‘인도를 움직이는 힘’에서는, 지금 현재처럼 인도가 발전하게 된 것은 인도의 철강산업, IT?BT?우주산업, 의료산업, 영어 교육, 문화산업이 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인도에 노벨상 수상자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무려 6명이나 인도출신이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노벨상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저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제2부 ‘인도는 지금’에서는 인종 및 종교 간의 뿌리깊은 갈등, 카스트 및 힌두 민족주의에 기생하는 정치적 포퓰리즘, 가진 자와 없는 자의 비인간적인 불균형을 다루고 있다. 아마 인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카스트 제도와 종교 문제가 아닐까. 최근 뭄바이에 있는 호텔에서 테러가 발생하여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이 일어날 정도로, 인도는 이라크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테러가 많이 발생하는 나라라고 한다. 그리고 빈부 격차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3억의 인도인들이 하루 1불 이하의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제3부 ‘인도 이모저모’에서는 인도의 역사, 종교, 영화, 음식 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힌두교, 이슬람교, 자인교, 시크교, 불교, 조로아스터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인도를 묶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관용과 포용의 정책이 발달했고, 그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는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또 다른 폐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1년에 1천 2백여 편의 영화를 만들고 중국과 유럽 등 많은 나라들과 국경을 같이 하고 있어 생각과 달리 다양한 음식이 발달해 있는 나라라고 한다.

제4부 ‘인도에서 한국을 만나다’에서는 인도에서 선전하는 한국기업들, 한류, 그리고 한국전쟁 포로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LG, 삼성, 현대 등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들이 인도에서 토착화에 성공하고, 많은 드라마들이 그네들의 안방을 점령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가슴 한켠으로 뿌듯함이 전해져 온다. 반면, 6.25전쟁으로 남과 북이 갈리면서 반공포로들이 남과 북이 아닌 제3국인 인도로까지 흘러들어갔다는 대목에서는 우리 민족의 가슴아픈 사연이 저 멀리 인도에까지 가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지은이는 인도주재 한국대사관 문화홍보관으로 근무하면서 직접 인도를 보고, 듣고, 체험하면서 느낀 인도의 현실을 인도의 역사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 인도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약간씩 중복되는 내용들이 있고, 다소 경제에 치중되는 듯한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많은 데이터와 자료들은 지은이가 이 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지 절감하게 한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바라나시와 같은 속세와 내세가 함께 하는 인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믿기지 않는 나라인 것 같다. 정말이지 Unbelieve India!다. 인도를 자세하게 모두 알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인도를 알고자 하는 초보자들에게는 좋은 인도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

<설문>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인도에 대해 개략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이옥순의 '인도에 미치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인도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모든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강가 가운데의 물은 강변에 비해 그런대로 깨끗했지만 비 힌두교도인 우리가 선뜻 손을 담그기에는 여전히 꺼림칙했다. 강 한가운데에서 바라본 바라나시는 우리 인간들이 사는 속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다닥다닥 이어진 집들과 숙박시설들 사이로 힌두 사원이 드문드문 보이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죽은 사람을 화장하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다른 한편에서는 죽음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거기에는 더 이상의 삶도 죽음도 없어 보인다. 바라나시는 2천 5백년 전에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의 하나이다. 힌두교와 불교의 오랜 전동이 공존하는 이 영혼의 도시는 12세기에는 무슬림의 지배를 받아 힌두 사원과 유적지가 파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강가는 이러한 인간들의 애절한 역사와 현세의 고통을 끌어안고 말없이 흐르고 있었다(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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