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근대 정치사상사 - 마키아벨리에서 마르크스까지
강정인.김용민.황태연 엮음 / 책세상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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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각 정당은 이번 4월 9일에 있을 총선을 위해 공천 작업을 하느라 난리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그 모토겠지만 실상 두껑을 열어보면 각 정당의 계파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난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국민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만약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면 공천에 대한 잡음이 지금처럼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현상은 작년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우리나라는 정당정치라는 것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처럼 정치에 관심이 많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정치적 관심 자체가 아직도 성숙한 단계에 접어 들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철새 정치인들, 심지어는 범죄전력까지 있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선출되는 것을 보면 희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매번 선거때마다 지역적 특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을 보면 그에 대한 해답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정치적 관심은 많지만 정치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그와 같은 유권자들의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하거나 이를 부추기는 면이 강하여 정치인들이 이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투표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에게도 그와 같은 현상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현대 정치에 대한 이해는 정치 현실에 대한 연구와 함께 우리 역사에 나타난 정치 사상사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현대 정치를 형성하는 근간이 된 근대 정치사상이 대부분 서구로부터 유입된 것이어서 서구 근대 정치사상사를 살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정치적으로 중세시대를 거쳐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실현된 근대는 새로운 인간성의 출발점이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산업혁명을 거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시기였다. 이러한 정치와 경제적인 토대를 기반으로 한 근대의 비약적인 발전은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을 기초를 형성하였던 만큼 근대 서구 정치사상의 흐름을 알아보는 것은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는 좋은 거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서구 근대 정치사상사는 대부분 서구인들의 시각에서 쓰여진 것들이어서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우리 정치 현실과 비교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 책은 그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국내 중견 소장 학자들이 자신들의 시각으로 서구의 정치사상사불합리한 점을 염두에 두었음인지 국내 중견 소장학작들이 근대 정치사상을 탄생시켰다고 일컬어지는 마키아벨리를 시작으로 마르크스, 니체에 까지 서구의 정치사상사를 시간 순서대로 자신들의 시각으로 정리하여 이제까지 책들과는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근대 서구 정치사상사를 통해 당시를 풍미한 정치사상이 단순히 정치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 등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켰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즉 정치사상은 단순히 정치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우리 정치 현실과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국내 출판계의 현실에서 이 책이 나와 준 것만으로 아주 반가운 일이다. 원래 ‘계간 사상’에 연재되던 글이었으나 갑자기 ‘계간사상’이 발간이 중지되어, 1999년 봄호부터 2003년 봄호까지 실린 17편의 논문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어렵게 출간된 책인만큼 그 내용도 그만큼 값진 것이 아닌가 한다. 한 번 읽고 덮어둘 책이 아니라 두고 두고 꺼내 보면 그 맛이 새록 새록 돋아나는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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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은반짝 2009-06-0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보았습니다. 정치에 관심은 많으나 그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는 말씀에 공감하는 일인입니다.
정치와 관련된 책들을 읽어 오고 있지만 앎과 현실참여의 이음매가 무엇이 되어야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