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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어 사전
남경태 지음 / 들녘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개념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일반인의 기준에서 볼 때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 “개념어 사전”은 상식을 길러주는 책이란 말인가?
결론적으로 그런 내용과는 상관이 없다.
말이 “사전”이지 이 책은 사전의 반 정도도 되지 않는 분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결코 얕볼 수만은 없다. 한 손안에 들어오는 판형의 책이지만, 책에 실린 내용들은 한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간단한 내용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지은이는 ᄀ, ᄂ, ᄃ 순으로 153개의 개념어들을 정리해두고 있다. 물론 사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적은 수의 개념어들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관련 개념어들을 서로 비교해보면서 읽을 수 있도록 표시해두어, 이 개념어들을 서로 연결하여 읽다보면 나름대로 머릿속에 하나의 밑그림이 그려지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보면 책에 실린 개념어들의 숫자가 그리 적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개념”을 정의하면서 “사실 개념을 정의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사회과학만이 아니라 자연과학에서도 완전히 객관적인 개념이란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개념을 객관적으로 사용하려 하고, 또 자신은 그렇게 한다고 확신해도 개념의 정의에는 그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선입견이 게재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특정한 개념의 의미를 알고자 할 때는 반드시 그 개념이 사용된 맥락 또는 이론 체계를 고려해야만 한다(본서 24뽁 참조)”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 인문학에 있어서 개념의 절대적인 정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회는 진보․발전하고 다양한 개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사고와 다원화된 의견들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가장 가장 큰 매력은 지은이가 밝히고 있는 “개념”에 대한 정의에서와 같이 개념어들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맥락과 체계 내에서 이해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지은이는 자신이 책을 번역하면서 하나 둘씩 알게 된 지식들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 내면서, 하나의 커다란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의 개념들은 자연과학의 개념들처럼 뜻이 구체적이지 않으며, 단일한 의미보다는 복합적인 뜻의 그물을 가진다. 하나의 개념은 인접한 개념들과 연관되고 중첩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은 비록 ‘사전’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나 각 개념의 의미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는 대신 그 이미지를 드러내고자 애썼다(본서 제5쪽 참조).”
다만 이러한 개념어들에 대한 정의 자체가 지은이의 주관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과 중요성이 떨어지는 개념어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을 하고 있다든지, 아니면 필요한 개념어에 대해서는 오히려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하나의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그리고 한번쯤 언급해도 좋을만한 개념어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빠르게 변한는 사회에서 많은 것을 알고자 하는 백과사전식의 지식에 대한 갈구는 어떤 의미에서는 현대에서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시간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많은 개념어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개념어들에 대한 이해를 위해 전체적인 이미지를 그리기 위한 작업 즉, 자신의 생활과 주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언제나 생각하고 고찰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지은이가 각 개념어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설파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 책을 통하여 나름대로 자신만의 생각과 사고를 길러내어 자신만의 “개념어 사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