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기 전엔 죽지마라 - 떠나라, 자전거 타고 지구 한바퀴 1
이시다 유스케 지음, 이성현 옮김 / 홍익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가끔 보면 모든 걸 다 던지고 몇년씩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이시다 유스케도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어느날 갑자기 자전거 한 대를 들고 세계 여행을 떠난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야기이다. 지구 세바퀴 반 돈 여행자가 우리나라에도 있지 않은가;) 갈 수 있는 곳은 모두 자기 두 발로 찾아가겠고 결심하며. 잘 알려진 여행지뿐만 아니라 소위 '오지'라는 곳까지 자전거 하나로 누비며 때로는 강도도 만나고, 때로는 죽을 고생도 하면서 세계 최고를 찾겠다는 여행의 목적을 달성해 나간다. 한비야씨의 책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이 책의 저자도 여행지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멋진 경관, 경치도 중요하지만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역시 '사람과의 만남'이랄까.

세계 여행, 오지 여행이야 특별할 것도 없지만서도 여행의 대부분을 자전거에 의지했다고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물론 나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아무리 미녀와는 거리가 멀다 하더라도 여자 혼자 자전거를 타고 외딴 곳을 돌아다니기는 힘드니까. 자전거 여행을 할 만큼 체력, 용기, 끈기를 갖춘 저자가 부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또한 나 자신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점이기도 하지만, 역시 쉽게 가기 힘든 곳일 수록 일본인 여행자가 많다. 이 책의 저자는 여행 내내 같은 나라에서 온 여행자를 만날 수 있었고, 또 그러면서 많은 힘을 얻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널리 알려진 관광지에는 한국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지만 조금만 시골로 들어가거나 가이드북에 잘 표시되어 있지 않은 곳에 가면 항상 일본 여행자들만이 눈에 띄었다. 지금은 조금 상황이 달라졌으려나.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6년간의 여행을 한 권에 담으려다 보니 이야기의 연속성이 조금 부족하고 에피소드식 나열이 되었다는 점이다. 차라리 한비야씨처럼 아예 처음부터 여러 권을 계획하고 냈으면 더욱 '스토리'가 있는 책이 되었을텐데. 이렇게 투덜거리긴 해도 책을 잡자마다 단숨에 읽어버릴만큼 재미도 있었고, 흥미있는 제목의 뒷권도 냉큼 보관함에 넣어두었으니 앞뒤가 맞지 않지만 말이다 ^^;

사족으로 하나만 덧붙이자면 이 책의 번역은 꽤나 훌륭했다. 영어에 비해 번역티가 널 나는 것이 일본어 번역이긴 하지만 꽤 잘 알려진 번역가의 책을 보아도 가끔 한숨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한국어로 쓰여진 듯 아주 자연스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