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같은
마르크 레비 지음, 김운비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소설.이라는 것은 현실에서 실제로 있을법한 이야기를 작가가 꾸며내는 것이다. 만약 그 내용이 실제로 있을법한의 범주를 살짝 벗어나면 앞에 SF, 환타지 등등 수식어가 붙는다. 또한 소설의 내용에 따라서 추리 소설, 의학 소설 등의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천국 같은.은 어느 범주에 들어갈까? 로맨스 소설? 추리 소설? 의학 소설? 환타지 소설? 아니면 모두 다?

 

듬성듬성 레이아웃으로 200페이지 남짓의 그다지 길지 않은 이 소설을 나는 퍽 즐겁게 읽었다. 처음에는 로맨틱 코미디류.를 예상하고 가볍게 읽어볼까 하고 집어든 책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복잡다양한 소설의 장르를 만나고 말았다. 때로는 두근두근한 추리 소설을 읽는 듯, 어떤 부분은 소프트한 의학 소설을 읽는 듯, 가끔은 현실에서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환타지를 읽는 듯, 남자 주인공의 어머니에 대한 추억 부분은 마치 성장 소설을 읽는 듯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다 읽고 생각해 보면 그 어떤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달콤한 로맨스 소설로 분류되겠지만 말이다.

 

사람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될까? 동화속의 백마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소녀들이나 긴머리를 휘날리는 샬랄라 미녀를 꿈꾸는 소년들이나 모두 '드라마틱'한 만남을 찾는다. 이 세상 어딘가에 '운명과 같은' 자신의 반쪽이 있음을 굳게 믿으며 '영화같은' 사건으로 두 사람이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 물론 나이가 들어가며 그런 행운은 아무한테나 찾아오지 않는다는걸 깨닫게 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대단한 행운의 소유자. 세상에 '아름다운 유령'과의 대면보다 더욱 드라마틱한 만남이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샌프란시스코와 카멜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상세한 묘사로 마음이 설레었다. 벌써 베이 지역을 떠난지 1년이 넘어가지만 날씨가 좋은 날엔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 소살리토, 티뷰론과 낭만으로 가득찬 자그마한 카멜의 해변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다 - 운명과 같은 만남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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