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은 '아는 것은 힘'이라고 말했다. 그가 활동하던 17세기는 자연과학의 태동기였다. 우리의 사유, 우리의 기술, 우리의 현실의 대부분이 바로 이 시대에 시작된 사유 혁명의 결과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수백 년간 지속된 근대적 사유의 패러다임은 오늘날 생명력을 다한 것처럼 보인다. 이른바 '탈근대'에 접어든 오늘날. 아니, 그것마저 이미 과거로 회고하기 시작한 오늘날, 아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힘이 되기에 부족하다. 우리 앞에 펼쳐질 21세기에는 '상상하는 것이 힘'이 될 것이다.-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