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2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구판절판


대상성에서 해방되어 형태와 색채의 자유로운 배열이 될수록. 회화는 점점 더 음악을 닮아간다. 왜? 음악 역시 전혀 현실을 묘사하지 않는 음표들의 자유로운 배열이니까. 실제로 클레의 작품은 '음악성'을 띠고 있어, 섬세한 감성을 가진 사람은 그의 색조에서 미묘한 음조(tone)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41쪽

의미 정보를 중시한 고전 회화에선 형태나 색채가 주제에 종속되어 있었다. 하지만 재현을 포기한 현대 미술엔 내용이나 주제가 있을 수 없다. 다만 색과 형태라는 형식 요소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 즉 미적 정보만 있을 뿐이다. 이제 현대 미술을 보고 '저게 뭘 그린거냐'고 물으면 실례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알겠는가? -46쪽

진짜 화가는 원래 손이 아니라 머리로 그리는 법이다. 일단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지면 거기에 물질적 외투를 입히는 건 저절로 따라온다. 표현은 머리속에서 완성되며, 머리속에 그려지는 이 그림(표현)이야말로 어떤 외적인 찌꺼기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예술 작품이다. 그리고 이게 바로 아름다움이다. 미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직관은 표현이며, 표현은 예술이며, 예술은 아름다움이다.-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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