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순서에서 약간 벗어나지만 오늘 갑자기 이 생각이 나서 ^^
서울에도 어딘가 일요일 차없는 거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보고타에도 일요일에는 시내 중심에 차없는 거리가 조성된다.
삼삼오오 주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가족, 친구들과 함깨 자전거도 타고, 쇼핑도 하고, 길거리에서 뭘 사먹기도 한다.
관광객 티를 팍팍 내며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던 내 눈에 번쩍 뜨인 것은!!
색색깔로 예쁜 바가지에 구멍을 뚫고 각각 번호를 매겨놓았다.
마이크 본체를 바지 주머니에 끼우고 래퍼 마이크를 장착한;;; 아저씨가 바가지를 얌전하게 나열하고 있었다.
오잉? 이게 뭐다냐? 혹시 '돈주고 돈먹기~ 거기 지나가던 아저씨 잠깐만 와봐'를 외치던 야바위꾼? ㄷㄷㄷ
호기심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살펴보기로 했다.
야바위같기는 한데 도대체 무슨 야바위지? 하고 두리번거리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야 기니어피그 브라더스잖아? (씨스터즈일지도?;) ㅋㅋㅋㅋㅋ
완전 귀엽다. 꼭 햄스터처럼 생겼는데 햄스터보다는 좀 더 크다.
옆에 서있는 아저씨 구두와의 비교로 대강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돈을 걸라며 열심히 구경꾼들을 설득하는 아저씨의 시끄러운 마이크 소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니어피그들은 졸려서 그런건지, 추워서 그런건지, 어쨌든 눈을 게슴츠레 감고 꼼짝하지 않는다.
아 너무 귀여운데 좀 불쌍하기도 하고 ㅋㅋㅋ
사람들이 슬슬 돈을 걸기 시작한다.
저 분홍옷 꼬마도 아빠를 졸라 동전을 하나 얻어 바가지 위에 올려놓았다.
자기가 동전을 올려놓은 바가지에 기니어피그가 들어가면 돈을 따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기니어피그 경주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투자자들(?) ㅋㅋ
신기해서 그런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돈을 걸었다. 물론 큰 돈은 아니고 몇 백원 정도겠지만.
요이~ 준비~ 땅!!!
해도 움직일 생각을 안하는 기니어피그 브라더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꼼짝도 안하니까 사람들이 막 웃는다.
할 수 없이 야바위꾼 아저씨가 한 녀석을 덥썩 집어서 궁둥이를 살짝 때리니
기겁한 기니어피그가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오...오.....
저 구멍으로 들어가려는 것인가? !!
악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다른 노랑색 기니어피그가 종종거리며 뛰어오더니
먼저 와 있던 회색 기니어피그가 방향을 바꿔 노랑이가 들어가는 바가지로 같이 쏙 들어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회색 기니어피그가 맨 처음 들어가려던 바구니에 돈을 걸었던 여자아이는 절망하고 ㅋㅋㅋ
오늘의 승자는 이 분홍옷 꼬마!! 이 아이 승부사 기질이 좀 있는걸? ㅋㅋ
야바위꾼 아저씨는 다른 바구니 위의 동전을 모두 회수해서 우승자에게 원금 + 약간의 이자를 붙여 건네주고
나머지는 주머니에 넣는다. 다음 라운드를 준비할 시간 ^^
그리고 이 꼬마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구경꾼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는 사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ㅋㅋㅋ 용기내서 동전 하나라도 걸어볼 걸 그랬나? ㅋㅋ)
어쨌든 세계 어디를 가도 야바위꾼은 있다는 진리를 발견!!
개구리냐, 토끼냐, 거북이냐, 아니면 기니어피그이냐, 단지 사용하는 동물(?)이 현지화되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