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살인
보리스 아쿠닌 지음, 이형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러시아에서 1500 만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판도린 시리즈라는 소개를 보고 귀가 팔랑팔랑...당장 구입해서 읽은 책.
일단 1편인 아자젤의 음모(The Winter Queen)과 2편 Turkish Gambit을 미뤄두고 3편 리바이어던 살인을 먼저 잡은 것은 당연히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연상시키는 내용 때문이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광팬이라 어렸을 때부터 해문의 빨간책(야한책 아님;;;) 시리즈를 모두 모았던 나로서는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었다.   

전작 아자젤의 음모를 읽지 않고 이 책을 먼저 잡은 데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단점이라면 판도린의 배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채 책을 읽어나갔기 때문에 판도린이라는 인물 파악에 시간이 걸린 반면, 장점이라면 그만큼이나 백지 상태에서 신비감에 싸인 판도린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갈지 기대할 수 있었기에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른다. 

사건은 크게 두 번에 걸쳐 일어난다. 우선 파리의 저택에서 리틀비경 가족과 고용인들의 집단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초호화 유람선 리바이어던호에 탄 파리 경시청의 고슈 경감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들이 두번째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국적, 다양한 배경, 다양한 성격의 등장인물들 중에 숨어있는 범인을 찾는 것이 전체적인 줄거리. 그러나 범인이 밝혀진 후에도, 사건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또 그 후에도... 

확실히 고전 추리소설의 정석을 따르고 있는 소설이다. 약간 특이하지만 명석한 탐정, 그리고 으시대는 경감, 이렇게 보면 이 사람이 의심스럽고, 저렇게 보면 저 사람이 의심스러운 등장인물 설정. 또 한가지 탁월한 점은 여러 용의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전개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독자는 판도린이나 고슈 경감이 알지 못하는 비밀을 각 용의자와 은밀히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중간중간에 끼워넣은 숨겨진 엄청난 보물 얘기나 세기의 팜므파탈 스토리도 책장을 쑥쑥 넘기는데 큰 역할을 함은 물론이다. 초반부터 달리는 감은 부족하지만 종반으로 갈수록 어..? 어...? 하면서 마구 읽어나가게 된다.    

아가사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에 필적한다고 하기까지는 뭐하지만, 충분히 고전 추리소설의 분위기를 음미하면서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처음에는 약간 실망을 했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아주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판도린도 아주 매력적인 탐정 캐릭임이 분명하다. 책의 묘사만 보고 아..판도린은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이렇게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었을텐데 불행하게도 내가 잡은 책의 표지는 이랬다. ↓ (저게 판도린? ㅠ_ㅠ) 각 작품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하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판도린 시리즈다. 이제 1편인 윈터 퀸으로 되돌아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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