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서 이기는 관계술 - 사람도 일도 내 뜻대로 끌어가는 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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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총 37가지로 구성된 관계술은 손자병법이나 36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21세기의 처세법은 다시금 마키아벨리의 이론처럼 자신을 강하게 보이게 하고, 두렵게 만드는 주도권 싸움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 하지만 이런 현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고야 말았다. 

 

사회로 눈을 돌릴 필요조차도 없다. 대학생이 누릴 수 있었던 소통과 협력의 상징인 조별과제의 낭만은 사라져버렸으니 말이다. 이름만 올려두고 마치 추노꾼 피하듯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과제를 위한 모임을 빠지는 것이 가장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이 술자리에서 자신을 높일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이라도 되는 양 크게 떠벌린다.  

 

대학생활까지 볼 필요도 없다. ··고등학교 학교의 교실 안은 이미 TV 속 예능 프로그램처럼 편을 갈라서, 속된 말로 라인을 만들어 놓고, 그 무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써야 하는 정글이 되고야 말았다. 그 라인 안에서 편하게 생활하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약해 보이는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2. 이런 의미에서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은 누군가를 지배하기 위함이 아니라. 기회주의자들이 자기만 살기 위해서 쳐놓는 뻔한 덫을 간파하기 위해서 한 번쯤은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이태혁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결론은 진실이 담긴 공감· 배려·나눔이고, 개인적으로 나 역시 이러한 상호조화가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결론을 지지하는 바이나.

 

그것을 무차별적으로 실행하기 전, 당신과 관계할 사람이 적인지 아군인지 (적과 아군의 개념은 단순히 세력 싸움을 위해 라인을 나누는 의미가 아니라 도덕적인 측면에서 진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인지를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먼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144. 당신이 존재하는 한 인간관계는 계속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고, 당신을 상대해줄 사람 또한 얼마든지 새롭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 굳이 꼼수를 두려는 상대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나와 함께 갈 사람을 찾는 것 또한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은 문제긴 하다. 왜냐하면 

 

290.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은 같은 처지의 동료이거나 오래 관계를 맺은 거래처 직원 등이 아닌 이상 쉽게 내 편이 되기도 어렵고, 내 편이라고 해도 오랜 친구나 가족처럼 절대적인 내 편이 되기는 어렵다. 사회는 철저하게 이익 중심으로 굴러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즉, 직장의 일차적인 목적은 친목을 쌓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익을 얻기 위해 회사에 있을 사람 가운데 웅크리고 있을 적. 당신을 희생양으로 밟고 올라서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그 사람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으면 만났지. 피하고 싶다고 간단하게 피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은 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정말로 적일 수도 있고, 아니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적인척하는 동료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적이냐 아군이냐를 판단할 방법. 또한, 그 허점을 노려서 위기를 벗어날 비책도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에 적혀있다. 

 

그 키워드는 약점을 어떻게 이용할 것이냐? 에 달려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처음부터 선입견에 젖어 그 대상을 진실로 바라보지 못한 자신에게 책임이 있을 수도 있다.

 

3. 나는 이 책을 좌중을 주도하기 위해. 카리스마를 발휘하기 위해. 통제하기 위해, 블러핑 1을 하기 위해 읽은 것이 아니라. 간계를 살피는 눈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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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결전
우영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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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후의 결전>은 고려 인종(재위 1122∼1146) 때 일어났던 이자겸의 난과 묘청의 서경천도 운동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의 중심 인물은 개경파 김부식과 서경파 정지상이었다. 이자겸은 포악한 외척세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고, 묘청은 인물적인 매력보다는 완벽함의 성자스러움이 짙게 드러나서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2. 이 작품의 상상력의 토대는 창조가 아닌 복원에 가깝다. 즉,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에서 지적했던 기득권 사학자들의 식민사관을 벗겨 내고, 식민사학자들이 쉬쉬하고 있는 역사적 진실이 바로 <최후의 결전>의 모습일 것이다.  

 

3. 단재 신채호는 '묘청의 난에서 김부식 일파가 승리함으로써 이후의 고려조선 역사는 독립 진취적 사상이 아니라 보수적 사대주의적 유교 사상에 정복당하고 말았다.' 라고 말했다. 여기서 보수적 사대주의적 유교 사상이며, 그것을 상징하는 인물은 김부식을 가리킨다. 그리하여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는 사대주의의 역사로서 진위성을 의심받는다. 

 

 

 

4. <최후의 결전>을 보면 아주 충격적인 비화가 공개된다. 춘추전국시대의 종언을 고한 진시황의 분서갱유의 목적이 유가의 책들을 불태우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과 경쟁 관계에 있었던 고조선의 역사와 기록들을 불태우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아직도 분명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사료 연구를 통해 고조선이 교과서에 기록된 지역과는 달리 중국의 본토를 위협할 정도로 거대했었다는 결과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고 한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과거의 고조선은 한반도와 요동지역. 그리고 요서지역까지 세력권에 두고 있었으며, 이토록 넓은 지역의 통치를 위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삼한과 부여, 옥저, 동예, 고구려같은 국가가 연방제의 성격으로 탄생되었다는 이야기였다. 

 

5. 따라서 묘청의 난. 묘청의 서경천도 운동은 단순한 풍수지리사상에 의한 - 서경의 터가 좋으니 도읍을 옮겨야 한다.는 - 그런 개념이 아니라, 과거 우리 민족의 사상인 풍류도와 영토를 회복하기 위한 자주적인 의미에서 일어난 운동이었다. 교과서에서 배우게 되는 '자주적'의 의미 또한 고구려의 영토와 힘이 아니라 고조선의 영토와 이상이었다는 설명이 정확한 설명일 것이다.  

 

6. 그러나 이들의 저항은 보다시피 실패로 끝난다. 그들의 꿈과 이상은 현실에 안주하는 데 만족하고, 그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하여 최대한 이권을 챙기는 것에 만족했던 김부식 일파에 의해서 완벽하게 당해버렸다. 

 

김부식은 고려 땅에서 제2의 분서갱유를 완성시킨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뿌리를 잘라버렸다. 왜냐하면 그는 동이족이라는 오랑캐가 아니라 공맹을 따르는 숭유주의자이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면 역사란 참 알 수 없는 것 같다. 권선징악이 통하지 않는…. 차라리 권력징약이 더 맞는…. 그리고 우리들은 권력을 했던 승자들이 남긴 역사를 배우고 자라는….

 

7. 소설 속의 김부식을 보면서 많은 불특정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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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른 사람들 -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정서 유형의 6가지 차원
리처드 J. 데이비드슨 & 샤론 베글리 지음, 곽윤정 옮김 / 알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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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을 늦게 읽게 된 이유는 온전히 제목 탓이다. 이 책을 앞에 두고 난 이렇게 생각했었다. '너무 다른 사람들? 당연한 게 아닌가? 어떻게 사람이 다 같을 수 있지? 보나마나겠구만...' 

 

솔직히 Emotional life of your brain <(당신의) 뇌의 정서적 삶>이라는 제목. 그리고  커버에 "정서가 차이를 만든다!"라는 좋은 문장을 두고 왜 <너무 다른 사람들>이 제목으로 선정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나는 나의 잘못을 인지재평가 해야 겠다.


343. 인간 저마다의 정서 유형은 회복탄력성, 관점, 사회적 직관, 자기 인식, 맥락 민감성, 주의 집중이라는 스펙트럼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이는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에 어떻게 반응하며, 타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삶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장애물을 어떻게 빠져나가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2.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위에서 인용된 6가지 정서유형의 다양한 조합으로 인간의 모든 생각과 행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까 <너무 다른 사람들>이다. 뭐, 그런 얘기였던 것이다. 

 

9. 

회복탄력성 : 역경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혹은 천천히 회복되는가?

관점 : 긍정적인 정서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

사회적 직관 :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이 보내는 사회적 신호를 감지하여 얼마나 잘 적응하는가?

자기 인식 : 자신의 정서를 반영하여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감정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가?

맥락 민감성 :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는 정서적 반응을 얼마나 능숙하게 조절하는가?

주의 집중 : 의식의 초점을 얼마나 정확하고 명확하게 맞추는가?

 

각각의 정서는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고 한다. <너무 다른 사람들>에는 이러한 6가지 유형이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고, 또는 억제되어서 발현되는지 설명하는 부분과 그러한 행동을 통해 자가 점검표를 실어놓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아볼 수 있었다. 

 

작가의 설명이 담긴 내용 중 회복탄력성은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었다. 

 

회복탄력성과 뇌

 

 

 amygdala : 편도체 , prefrontal cortex : 전전두엽피질 

 

전전두엽피질은 가장 고차원적인 인지활동, 즉 판단과 계획 등의 실행기능을 관장하는 영역.

편도체는 우리가 근심이나 두려움, 위협을 느낄 때 갑자기 활성화되는 부정적인 감정 및 스트레스와 관련. 


122. 좌측 전전두엽피질이 더욱 활성화되면 빠른 회복탄력성을 보이고, 우측 전전두엽피질이 더 활성화되면 느린 회복탄력성을 보인다. 

 

125. 좌측 전전두엽피질의 활성화가 편도체 영역의 활성화 시간을 단축시키므로 뇌가 부정적인 경험으로부터 회복하는 것을 돕는 것이다.

 

126. 전전두엽피질과 편도체 사이에 있는 백질(뉴런을 서로 연결시키는 축색돌기)이 많을수록 회복탄력성이 강하고, 반대로 백질이 적을수록 즉, 전전두엽과 편도체를 잇는 고속도로가 적을수록 회복탄력성이 약하다. 

 

127. 전전두엽피질이 편도체를 진정시킴으로써 부정적 감정과 관련 있는 신호를 약화시키고, 뇌가 부정적 감정의 방해를 받지 않고 효과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활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3. 이 책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은 이러한 정서 유형의 스펙트럼이 유전적인 요소로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서 완전히 바뀔 수 있음을 증명한다는 점이었다. 물론, 이러한 결론을 얻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감내해야만 했고, 그런 절차들이 아주 상세히 책에 서술되어 있었다. 

 

166. DNA는 우리의 세포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특정 유전자를 가졌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우리 삶의 일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는 총을 장전시키지만,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것은 환경뿐이다. 양육이 천성을 이긴다. 

 

4. 책의 마지막 핵심 내용은 환경이라는 측면을 더 깊숙이 파고들어. 양육 환경이라는 비자발적인 측면을 뛰어넘는 자발적인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내어 정서를 훈련할 수 있다고 추측하고 그것을 주제로 연구했던 내용들이었다. 저자의 추론을 받침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명상'이었다.

 

253. 뇌는 신경가소성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는 의미 있는 방식으로 뇌의 구조나 패턴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뜻한다. 놀랄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동기뿐만 아니라 성인기에도 인생 전반에 걸쳐 뇌가 변한다. 그 변화는 경험의 결과로 일어나지만, 그저 순수한 정신적 활동인 사고의 결과로도 일어날 수 있다. 무엇이든지 경험하라. 태어날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았던 손가락의 촉감을 이용해서 책을 읽어나가는 경험을 하면, 운동피질과 감각피질이 발달되고 관련 영역이 활발하게 활성화된다. 신기한 것은 이들의 시각피질의 역할이 바뀐다는 것이다. 본래 시각피질은 눈으로 들어온 자극 신호를 처리하여 시각 이미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데, 시각 장애인들의 시각피질은 임무를 변경하여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자극이 아닌 손가락으로 들어오는 감각을 처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저자는 정서 훈련을 위해서 명상이라는 방식을 생각해내기 전.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의 정서 연구를 통하여 사라져버렸다고 믿은 시각이나 청각 피질이 뇌의 다른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에서 활성화되어 관찰되는 것을 목격했다. 이를 통하여 그는 뇌에는 신경가소성이라는 성질. 즉, 말랑말랑한 뇌라는 것을 증명해냈고, 그렇다면 정서를 관장하는 구역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명상을 통하여 앞서 점검했던 정서유형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고, 넘치는 부분은 뺄 수 있다고 주장했고, 그것을 다양한 실험으로 증명했다. 이를 통하여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더욱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으려면 일에 맞은 정서를 훈련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었다. 

 

5. 내 경우에는 이 책을 통해서 회복탄력성과 주의 집중에서 부정적인 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가장 필요한 부분인 주의 집중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기에 책에서 설명하는 뇌의 부분을 통제하기 위해 가급적 의식적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의 집중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명상하는 시간도 가져봐야겠다. 오랜 시간 동안 명상을 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뇌의 움직임의 변화가 명상을 시작하고부터 나타났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회의적으로. 아니. 내가 만들어놓은 5단계 기준에서의 중립의 위치보다 더 높은 기준에서 생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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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하루 다른 행복 - 부처 핸섬, 원빈 스님과 함께 가는 행복의 길
원빈 지음 / 이지북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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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힐링의 길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삶의 고속도로 위 휴게소에 멈추어서 힐링의 커피 향기에 취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커피를 충분히 마셨고, 휴식했습니다. 휴게소는 멈추는 곳이기도 하지만 재출발하는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지금이 각자의 마음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야 할 때입니다. 

 

1. 사실 서문만 읽었을 때는 뭔가 차별화된 가르침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같은 하루 다른 행복>의 본문의 모습은 "우리는 힐링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휴식을 끝마쳤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시동을 걸어야 할 때입니다." 라고 외치며 휴게소를 힘차게 빠져나오다가 지갑을 빠뜨리고 나왔는지. 아니면 휴게소에서 마신 커피가 상했는지. 다시 휴게소로 되돌아오는 형국이었다. 

 

그럼에도 별점이 9점이나 되는 것은 좋은 책을 짜깁기하고, 청소년에게 강연하면서 터무니없이 비싼 수업료를 받아챙기고, 자기계발서만 복사하듯이 몇십 권 찍어낸 속이 빤한 사람과는 다르게, 자신의 글로 책 한 권을 가득 채워놔서 좋은 문장을 많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글이라서 솔직함이 담겼고, 그래서 좋은 문장일 수도 있다. 근데, 원체 글을 잘 쓰는 분이시다.)

 

2. 여기에 나오는 글은 모두가 무의식의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일 것이다. 작가는 행복해지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우리는 행복해지는 법을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이 현실에 맞지 않는 옷이라서 장농 구석에 박아뒀을 뿐. <삶으로부터의 혁명>에서도 삶과 현실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3. <같은 하루 다른 행복>에서 가장 애매한 부분은 '주인 능력'은 기르되, 고집은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알 것 같은데, 그 선을 지키기란 참으로 어렵다. 좀 과장하면 모순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달달한 책은 빠져나갈 구멍을 여러개 만들어 놓고,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 모든 것을 당신 탓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기억하면서 읽어야만 한다. 

 

152. 남의 말이 강력하게 작용되는 유형의 사람은 '노예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릅니다. 아무 생각도 안 한다고 자주 말하죠. 행동이 통제 안 되고, 말이 입에서 새어나옵니다. 이들을 스스로가 스스로의 주인이 아니기에 누구에게나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주인 능력'이 있는 사람은 남의 영향을 잘 받지 않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과 행동, 말을 자각하고 있기에 외부의 말에 별로 휘둘리지 않습니다. 


102. '고집'의 '고'는 오랫동안 반복한 습관이 마치 성벽처럼 내 주변을 꽉 둘러싼 상태를 의미합니다. '집'은 행복이라고 판단되는 그것을 꽉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집은 온전히 나의 기준을 근거로 한 나의 다양한 습관을 가지고 마치 성벽처럼 단단하게 나를 만들고, 그 기준에 맞는 좋아 보이는 것들을 잡아채어 놓지 않으려는 성향입니다. 

 

4. 반면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관점들을 글로 쓴 해석한 부분들은 꽤 괜찮게 읽었다. 우리는 작가의 말처럼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기 때문에 곰곰이 생각해보면 과거에 얽매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현재가 바뀌지 않는다면 미래까지도 과거의 경험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26. 우리는 항상 과거를 봅니다. 이 글자와 당신의 눈이 만나는 순간 과거의 추억, 기억, 감정, 지식 등을 검색해서 판단을 내립니다. 즉, 과거를 통해 현재를 비춰보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꿈과 같은 구조입니다. 꿈은 카르마라는 필름을 돌려 마음속으로 보는 영화거든요. 이렇게 현재 위에 덧씌워진 과거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그것을 진실로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러므로 과거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순간은 딱 한순간. 바로 현재 밖에 없다. 과거의 경험이 잘못되었으며, 다른 삶을 살아갈 필요성을 느낀다면 현재를 통해서만 그것을 수정할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수정된 현재가 다시 과거가 되면, 수정된 과거를 통해 새로운 현재를 만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하나, 둘 쌓여서 미래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94. 현재의 나는 과거의 총합입니다. 자랑할 만한 일이 많거나 뭐가 더 있어야 자아 존중감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상처가 아물어갈 때 자존감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5.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할 것이 생겨서 한 마디 남겨둔다.

 

나는 매번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석게도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 그 사람도 나처럼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싶어서 내린 결론일 텐데 말이다. 참 잘못되었고 나쁜 버릇이다. 앞으로는 이점을 유념하여 반드시 바로 잡아야겠다. 이런 반성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스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6. 어쩌다보니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한 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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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제너레이션 - 좀비로부터 당신이 살아남는 법
정명섭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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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소설은 좀비를 주제로 한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에서의 주체는 넘쳐나는 좀비가 아니라 소수의 인원밖에 남지 않은 인간들이었다.

 

좀비를 다룬 또 다른 작품 <나는 전설이다>의 최후의 인간은 제목처럼 잊혀진 마지막 종(種)이 되었지만, <좀비 제너레이션>은 <나는 전설이다>와는 달리 좀비에게 희생되지 않으려는 인간의 저항이 집념과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

 

2. <좀비 제너레이션>의 인간의 저항과 집념은 좀비 대응 매뉴얼 작성이라는 형태로 표면화된다. 다시 말해서, 발생-대비-이동-탈출이라는 사건과 각 사건에 대처하기 위한 주인공의 기록이 분류되어 묶여있는 소설이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서 매뉴얼의 포지션이 상당히 애매하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솔직히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좀비가 대한민국에 상륙한다면? 그래서 나의 목숨을 노리려고 달려든다면? 까지는 비록 클리셰하긴 하지만 그럭저럭 읽을만하다. 그러다가 매뉴얼을 보기 시작하면. 갑자기 하품이 나온다. 첫째로 내용의 문제라기보다는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는 데서 문제는 생겨난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자세하게 쓸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둘째로. 나는 왜 매뉴얼이 불만스럽게 느껴졌을까?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실제로 좀비가 내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심리적인 공포가 정말 죽고 싶지 않아서 매뉴얼을 들춰봐야 할 정도로 충분히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이유를 들고 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뉴얼을 들추기 위한 필요조건은 극도의 공포심이다.

 

3. 매뉴얼의 극 사실주의적인 서사를 보면서 이것을 사실주의라고 해석해야 (비현실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소설의 목표인 것 같은데 말이다.) 마땅한데 자꾸만 초현실주의 문학의 범주 (좀비가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좀비가 아닌 뭔가)로 떼어놓고 봐야 할 것 같았다. 내가 보기에는 뒤샹의 샘처럼 아주 진지한 목소리가 담긴 매뉴얼로 장난을 치고 있다는 느낌만 들었다. 재미있지? 재미있지? 하고 말이다.

 

4. 이 모든 생각을 걷어내고, 만약에 작가가 아무런 메타포도 없이 좀비의 출몰 확률을 실현 가능성이 있는 현실적 사건으로 보고, 대응책을 상상해서 쓴 거라면, 더욱 할 말이 더 없어질 것 같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북한이 침입하는 것을 가정하고 매뉴얼을 쓰는 것이 더욱 손에 땀을 쥐게 할 것 같다.

 

22. 군중이 안전하다는 착각을 버려라. 재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없는 법이고, 그게 당신 차례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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